분명 무표정이었는데 어느 순간 계속 웃게 되는.
“우리가 뭐 빠지는 게 있노? 집도 있고 차도 있고 인물도 훤칠한데” 자칭 터프가이 ‘재필’(이성민)과 섹시가이 ‘상구’(이희준) 현실은 잊지 못할 첫인상으로 이사 첫날부터 동네 경찰 ‘최 소장’(박지환)과 ‘남 순경’(이규형)의 특별 감시 대상이 되지만, 꿈꾸던 유럽풍 드림하우스에서 새출발 한다는 것에 그저 행복하기만 하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물에 빠질 뻔한 ‘미나’(공승연)를 구해주려다 오히려 납치범으로 오해받는 상황이 이어진다. 한편 ‘미나’를 찾으러 온 불청객들을 시작으로 지하실에 봉인되어 있던 악령이 깨어나며 어두운 기운이 집안을 둘러싸기 시작하는데… “왜 다들 우리 집에 와서 죽고 난리야!
출처 : 네이버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그저 등장하는 두 주인공의 연기만 궁금해 선택한 영화입니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독보적 존재감과 연기력을 보여주는 이성민 배우, 독특한 느낌의 색채를 갖고 있으며 늘 새로운 캐릭터로 다가오는 이희준 배우이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습니다. 편향적인 선택 때문에 우려가 됐지만 이 선택은 실패가 아니었습니다.
독특한 유머 코드, 엉뚱한 상황의 연속, 전체적인 흐름과 무방한 전개, 특이한 매력을 보여주는 등장인물이 하나의 작품에서 힘을 낼 때, 우리는 B급 영화나 병맛 가득한 영화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이는 누군가가 주류에서 벗어난 것 취급을 하는 등 취향을 많이 타는 특성이 있습니다. 영화를 어떤 급수로 등급을 나누는 것 자체가 옳은 방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느 순간 하나의 장르로 이야기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런 특성의 영화들은 이따금 등장해 매력을 발산하고, 기존에 없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해당 작품이 그럴 것이라는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좋지 않은 느낌을 더 많이 준 것 같습니다. 제목과 상반되는 그들의 인상은 무뚝뚝해 보였고, 함께 등장한 강아지만 귀엽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동행은 이질적인 느낌이 강했고, 전체적으로는 뚝뚝 끊기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반전은 그들이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손을 내미는데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과 대비되게 멀끔한 인상의 존재들은 쉽게 욕을 하거나 남을 괴롭히고 비난했습니다. 완전한 대비였음에도 특별함을 느끼기는 힘들었습니다.
계속해서 느껴지는 이질감 때문인지, 의도적인 연출인지 파악하기 어려웠으나 전체적으로 연결성이 느껴지지 않았고, 새로운 공간이 등장할 때까지 몇몇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나타났음에도 큰 감흥을 주지 못했습니다. 그들 사이에 '미나'가 합류될 때까지 그런 인상이 지속됐고, 오히려 약간의 항마력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진짜 반전은 그때부터였습니다. 그들의 모든 행동은 약간의 괴기스러움을 동반한 개그가 됐습니다. 또한 그들을 중계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모든 상황이 완벽하게 어긋나고 반대되는 상황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것은 가까이서 보면 분명 희극이었으나 마음대로 멀리서 보며 비극 자체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말을 할 수 없는 존재가 대놓고 욕을 내뱉고 물리적인 싸움을 하고 위기가 충분히 고조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일종의 율동을 보여줌으로써 병맛 가득한 모습을 제대로 담아냈습니다. 또한 근엄하고 진지할 것 같던 캐릭터는 어설픈 영어를 내뱉기도 하는 등 전체적으로 등장하는 모든 존재가 어처구니없게 다가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약간의 잔혹한 표현들이 있긴 했지만 그리 심하지 않았고, 오히려 가장 잔인하게 표현될 수 있던 부분들은 과감히 걷어냈습니다. 이 때문에 조금 더 자극적이고 잔인함을 보여주고, 더 과도하고 노골적으로 이질적이고 웃긴 장면을 넣었다면 어땠을까 싶었습니다.
어느 순간 신경 쓰지 않은 것 같지만 초반부에 보인 이 묘한 망설임이 그 끊기는듯한 어딘지 어색한 분위기를 만들어냈고 몰입 자체를 다소 방해한 요인 같습니다. 물론 캐릭터에 천천히 몰입시키고 싶었던 의도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 전체의 느낌 상 그런 분위기는 전혀 필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무삭제판이 다시 나오기를 바라게 됐습니다.
또한 충분히 공간을 효과적으로 보여주지 못한 것 같습니다. 등장하는 소품들은 어딘지 새것을 억지로 꾸민 느낌이 강했고 공간과 어우러지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공간 자체에서도 이질감을 주기 위한 의도였다면 성공이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미술적인 매력들을 많이 퇴색시킨 것 같습니다.
그저 지하의 문양과 천사상, 그리고 은총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은 느낌이 강했습니다. 거기다가 문양은 이후 효과를 보여주기 편하게 하려고 노골적으로 과도하게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대놓고 이런 장면을 노출시킴으로써 전체적인 분위기를 통일 시켰을 수도 있으나, 그저 소품은 노골적인 소품의 느낌이, 미술은 노골적인 미술로 다가올 뿐이었습니다.
그래도 두 배우는 각자의 모습에서 진짜 핸섬함을 보여주었고, 함께 등장한 여배우는 수수하며 귀여운 매력을 제대로 담아냈습니다. 그 외 다른 출연자들은 각자가 맡은 역할 속에서 병맛가득 B급 감성을 제대로 표현함으로써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전혀 어우러지지 않는 모습들을 효과적으로 살리는 연출자의 센스에 감탄하게 됐고, 끝날 때까지 쉴 틈 없이 웃을 수 있던 것 같습니다.
어설픈 유머로 억지스러운 분위기가 아니라 억지스러운 전개를 이용해 자연스러운 웃음을 만들어내는, 오랜만에 제대로 된, 제대로 웃길 줄 아는 오컬트 요소가 포함된 코믹 영화를 제대로 본 것 같습니다.
B급 감성 영화를 좋아한다면.
연기력 구멍이 느껴지지 않는 배우들의 쇼를 보고 싶다면.
클리셰를 비트는 존재들이 마구잡이로 튀어나온다면.
오컬트적 요소를 거부감 없이 본다면.
다소 자극적인 장면을 좋아한다면.
이질감이 드는 것들은 전혀 조화를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과도한 느낌이 드는 상황보다는 자연스러운 상황이 더 좋다면.
뻔하지만 따뜻하고, 특별하지 않지만 확실한 것을 좋아한다면.
잔인한 상황이나 장면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몰입을 방해하는 초반의 끊기는 전개만 잘 지나간다면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시종일관 웃고 있을 수밖에 없는 매력의 영화입니다. 그들 사용하는 도구나 주변 풍경들까지 전혀 어우러지지 않는 모습이지만, 전형적인 느낌을 탈피하고 교묘하게 벗어나는 그들의 모습은 또 다른 웃음을 만들어 냅니다.
또한 배우들은 확실한 연기력으로 예기치 못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줌으로써 오컬트적 요소가 있음에도 웃을 수 있는, 다소 잔인함이 있지만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는 정당성을 부여합니다. 물론 조금 더 과도하고 잔인하게, 더 오버하고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많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전개를 보여주었습니다.
등장하는 배우들은 연기력 외에도 각자가 갖고 있는 다양한 매력을 충실히 보여준, 억지스러운 상황을 이용해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발하는 병맛 매력 가득한 작품이었습니다.
★ 5개 만점
★★★☆(스토리 7 연출 8 비주얼 7 오락성 8 재관람 8 연기 9 평균 7.83)
미국식 병맛에 한국식 귀여움 한 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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