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quila! (괜찮아! 안심해!)
택시기사님이 나를 안심시켜주려고 했던 말이다.
네..? 근데 아저씨.. 저 조금 무서워요..
시작은 10월,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었던 시기는 11월-12월쯤이었다. Santiago 시티의 중심 Plaza Baquedano(바께다노 플라자)와 Bustamante Park(부스타만떼 공원) 중심으로 사람들은 시위를 하였고 골목골목마다 경찰들과 시위대의 눈치싸움이 존재했다. 시위하는 사람들 절반 이상은 주로 10-20대들이며 변화를 꿈꾸는 젊은이들이었다. 지하철 운행중단, 상점들의 약탈이 계속 이어졌고 도로 곳곳에 불 질러진 곳이 많았다. 결국 정부는 도시 곳곳 비상 계엄령을 선포하게 된다. 밤 8시- 아침 5시까지는 외출금지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찰들의 진압은 더욱 난폭해졌고 시위 피해자들은 늘어갔다. 친구들 중 한 명은 출근길에 경찰의 총에 맞아 수술을 하기도 했다. 결국 정부의 공격적이고 무책임한 대응과 변명이 이 상황에 기름만 더 부었던 것이다.
다행히 비상 야간통행금지(약 1주)는 해제가 되었지만 이웃나라 아르헨티나 근처, 페루 근처까지 퍼져 칠레 서민들의 분노는 식을 줄 몰랐다.
결국, 나는 Volunteer생활을 접고 내년 1월 페루 여행을 위해 준비를 하기로 했다. 페루에 가기 전, 마지막으로 Viña del mar(비냐 델 마르)와 Valparaiso(발파라이소)에서 연말을 보내고 싶어 약 5개월간의 호스텔 생활을 정리하고 식구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친구 Maria와 Cesar와 함께 버스를 타고 Viña del mar로 향했다. 피 터지는 이 도시를 벗어나 조금 더 평화로운 곳으로 도피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무사히 도착한 Viña del mar. 중간중간 경찰들과 시위대는 보였으나 Santiago 시티만큼 그렇게 적극적이고 위험하진 않았다. Viña del mar는 발파라이소주 안에 있는 작은 도시로 주변에는 고급 호텔, 카지노가 있다. 주로 관광객들이 많고 칠레인들이 동경하는 여름 휴양지 중의 한 곳이란다. 물론 부유한 사람들만 올 수 있겠지.. 그래서 그런지 거리도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건물들이 많이 보인다.
숙소에서 짐을 풀고 남은 잔업과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기 위해 랩탑을 들고 테라스로 나왔다. 역시나 백패커스들의 대화 주제는 시위 얘기이다. 정보를 공유하고 항상 뉴스를 보며 나는 언제든 이곳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시위가 점점 거세지면 나는 이 나라안에서 꼼짝도 못 하고 갇혀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여행을 가면 하루일과가 끝나고 마무리하기 위한 나만의 의식? 같은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Sunset을 보는 것이다. Viña del Mar에서의 마지막 날, 방파제에 앉아서 해 지는 걸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청년이 기타를 들고 다가온다. 내 옆에서 연주를 해도 되겠냐고. 아 이런 감성 너무 좋다. 곧바로 그 청년은 기타 케이스를 펼쳐놓고 연주를 시작한다.
연말은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와 12월 30일. 체크아웃을 하고 나는 Maria와 Cesar 그리고 새로운 호스텔에서 만난 Stefan과 함께 연말을 보내러 Valparaiso로 향했다. 낭만의 도시, 칠레의 재산 Valparaiso!
한국어로는 "천국의 골짜기"라는 뜻으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칠레의 예술의 도시이다. 그 명성에 맞게 벽화들과 퍼포먼스, 음악은 어딜 가나 늘 즐비했다. 이러니 내가 사랑에 빠질 수밖에..!
다음 편은 "사랑에 빠진 노마드 : 칠레 마지막 편"입니다. 발파라이소에서 칠레 사람들과 함께 연말을 보낸 이야기, 다시 돌아간 산티아고에서 물대포 피하려고 겁나 뛴 이야기 등.. 아직 많습니다.. 앞으로도 재밌는 이야기 많이 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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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