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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컬키트 localkit Dec 01. 2024

휘날리는 옷자락 너머,
세상을 바라보다

전주 한복 대여 사업의 선구자, ‘한복남’ 박세상 대표의 이야기



에디터의 말


전주 한옥마을을 걸었습니다. 거리마다 색동옷이 너울 치는 풍경에 눈도 마음도 즐거워지더군요. 그 한복판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한복 대여 사업을 벌인, 전주의 개척가 박세상 님을 만났습니다. 또렷한 눈빛 속에 그리고 있는 전주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예스러운 옷자락 너머 빛나고 있는 창대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해 드리려 합니다. 소망하는 형태의 내일로 나아가는 당신을 향해 몇 자 적어 봅니다. 아무쪼록 즐겨 주세요.



사진: (주)한복남


오늘을 걷는 그대는,

간절한 이상을 감아쥐려 안간힘 쓴 적 있는가.

가슴 뛰는 미래에 이끌려 발걸음 옮긴 적 있는가.


미지(未知)라는 어둠은 오늘을 넘어서려는 자들을 가로막는다. 그럼에도 칠흑 속 움직임이 이어지는 것은, 희미하게 빛나는 미래의 씨앗을 찾아 한 그루 나무로 키우려는 열망의 탓이다. 나무에 올라 세상에 가까워지고, 시야를 가리는 장막을 걷어내기 위해서다.


누군가는 한가로이 오늘을 걷는 대신, 손을 뻗어 캄캄한 어둠을 훑는다.

바람 불어 휘날리는 옷자락 너머, 가느다란 빛 한 줄기 새어 나온다.

세상으로 향하는 길이 열리려는 모양이다.










사진: (주)한복남


선구자가 되는 길은 험난하다. 듬성듬성 얽힌 가시밭길 같다고 하던가. 정체 모를 위험이 도사리는 길목으로 자신을 몰아넣는 행위는 여간 용기 있는 자가 아니고서야 어려울 테다. 험악한 ‘미지(未知)’를 이겨내고 ‘앎’을 구하려 분투해야 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여기 새로운 길을 열기를 자청하며, 한옥마을의 고장 전주를 누벼 온 개척가가 있다. 그가 드넓은 세상을 향해 펼치는 옷자락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지역의 도시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주식회사 한복남’의 대표 박세상입니다. 고향인 전라북도 전주에서 국내 최초로 한복 대여 사업을 시작하고, 한복이 한옥마을을 대표하는 즐길 거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힘써 왔습니다.




‘최초’라는 이름에는 중압감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것을 기꺼이 짊어지는 열정의 도화선이 된 것은 어떤 사건이었나.


대학교 2학년 때, 매일 마주하는 주변의 거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자취를 하던 평범한 대학로를, 홍대 같은 문화 공간으로 바꿔 보려 했던 것이 첫 번째 사업이었어요. 대학생 신분으로 회사를 차리고 마을버스 구축, 소상공인 컨설팅, 상가 쿠폰 발행, 문화 축제 기획 등 여러 프로젝트를 실행했습니다. 대학로의 문화를 제 손으로 바꿔 보겠다는 의지 하나로 벌였던 사업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형성해 주었어요.


그 후 2012년에 고향인 전주로 돌아와서는 한옥마을을 새로운 시각으로 마주하게 됐습니다. 당시에는 전주 한옥마을이 관광지로서 인기를 얻기 전이었어요. 한옥마을을 대표할 만한 콘텐츠가 없던 상황에,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을 먼저 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한복 대여 사업이었고요.



이제는 전주의 거리에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일은 여행객들의 관례와 같다. 한때는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여태 우리들의 상상을 묶어 둔 것은 무엇이었을까.  


전통문화를 다루는 사업들이 성장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고정관념 때문이라고 봅니다. 한국인들은 은연중에 ‘전통’이라는 개념을 ‘지키고 이어가야 하는 것’으로 인식해요. 전통을 ‘즐기면서 사용하는 것’이라고 유연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한복을 입은 사람에게는 특수한 이유나 사연이 있다고 생각하기 일쑤죠. 그런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사진: (주)한복남


관념의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고자, 그는 어떠한 일을 감행하였을지.


여행지에서 한복을 빌려 입고 그 지역을 즐기는 문화를 정립하고 싶었어요. 나아가 ‘한복을 입고 싶다’라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한복을 입으면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늘려 보려고 했죠. 한복을 입고 문화재에 방문하면 입장료를 면제해 준다든지, 식당과 카페에서 할인을 제공하는 등의 혜택을 주기 위해 발로 뛰며 시청 공무원들과 상가 사장님들을 설득했어요. 또 축제 등의 문화 행사를 진행하거나, 한복을 입고 여행할 수 있는 코스를 개발하면서 한복을 입어야 하는 이유를 늘려 갔습니다.


한복을 입는 것이 전통을 고수하는 의무감에서 비롯된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선택과 의지에 의해 결정되는 행위라고 인식하게 하는 것이 중요했어요. ‘전주를 더 특별하게 여행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한복을 입는 계기가 되게끔 한 거죠.




‘당연한 일’이란 것은 정말로 존재하는가? 


우리는 종종 겉으로 보이는 당위성에 속으며 살아간다. 뒤편에 가려진 노력이 아우성 치는 소리를 귀담아듣지 않는다. 지당한 일이라 여기니 소중함과 감사함을 놓쳐버리고 만다. 그 뒷맛이 늘 씁쓸하다.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하는 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들었을지 우리는 가늠할 수 없다. 그는 무엇을 위해, 그리고 무엇을 향해, 미지(未知)를 헤치고 앞으로 달려가고 있는가. 그것은 단순히 한복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을까.


제게 한복을 널리 알리는 일보다 중요했던 건 전주를 특색 있는 도시로 만들고자 하는 목표였습니다. 전통문화나 웨딩 산업에 국한되어 있던 한복이란 아이템을 관광 산업으로 끌고 와서, 도시의 문화를 만드는 데 활용한 거죠. 한복은 제게 수단이었습니다. 전주라는 도시를 더욱 전주답게 만들기 위한 하나의 도구였어요.


한복남 전주한옥마을점. 사진: (주)한복남


그렇다면 ‘전주를 전주답게’ 만들기 위해, 한복을 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제 정체성은 전주를 찾아오는 ‘여행객’들을 위한 도시 기획자입니다. 사람들이 전주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멀게만 느껴지는 전통문화를 이곳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하여 도시의 차별화를 이뤄야 한다고 봐요. 낯선 이의 시선으로 도시를 바라보아야 그곳에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복처럼 한옥마을에 마땅히 있어야 할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여행객들에게는 가장 재미있고 참신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한복남 용인한국민속촌점. 사진: (주)한복남


그에게는 전주의 가치를 창조하여 더 널리 전하겠다는 확고한 목표가 있다. 어둠 속에서 찾아낸 작은 빛을, 그는 어디에 옮겨 심으려는 것인가. 


외국인에게도 한복을 알리고 싶었지만, 그들이 전주라는 도시까지 찾아오게 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었어요. 그래서 경복궁을 포함한 *전국의 주요 관광지로 한복 대여 서비스를 확장해서, 한 차례 한복을 경험해 본 고객들을 다시 전주로 유입시키려 했습니다.

          *경복궁, 창덕궁, 용인민속촌, 잠실 롯데월드, 경주, 부산, 제주 등


현재 한복남의 매출 등 결과치에서 전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회사 전체의 30%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한복남 매장이 있는 다른 지역의 몫이죠. 거기다 해마다 한복남을 이용하는 40만 명의 고객 중 60%가 외국인이에요. 서울의 경복궁을 찾는 외국인들을, 전주라는 작은 도시로 데려올 수 있는 소통 창구의 구실을 한복남이 해내고 있는 것입니다. 




머무르기보다 새 길을 개척하려 했던 그의 노력은 사업적인 성과뿐만 아니라 지역과 문화의 발전이라는 결실을 이루어 냈다. 나고 자란 곳으로의 회귀라는 점 이외에도, 그가 도약의 발판으로서 전주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주라는 도시는 저에게 너무나 완벽한 실험실이었습니다. 적당한 규모, 적당한 인구, 적당한 인프라… 모든 편의를 갖추고 있으면서 가장 적당한 도시가 이곳이라고 생각했어요. 거주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두 가지 상권이 존재한다는 점도 좋았고요. 전주가 지닌 보편성과 대중성을 고려하면, 여기서 성공하면 더 많은 도시에서 사업을 펼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전주에서 만들고, 전 세계로 뿌린다는 생각으로 이곳에서 많은 일들을 하고 있어요.


100년 된 시계방, 금성당.


“전주의 미래를 밝히고, 세계로의 확장을 꿈꾸다.”
그의 명확한 비전과 다부진 힘이 깃들어 있는 다른 사업들도 눈여겨보자. 


전주 원도심의 골목길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전주의 새로운 관광지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한복을 입은 여행객들에게 전주 원도심의 색깔을 잘 보여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낯선 이의 시선으로 거리를 보아야, 그곳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 알게 된다고 말하던 그의 모습이 머리를 스친다. 그 시선에 비친 거리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한옥마을인데도 전통주와 전을 파는 가게가 한 군데도 없었어요. 여행객들에게 마땅히 필요하지만 비어 있는 부분들을 하나씩 채워 가려 했어요. 카페나 서점같이 여행을 오면 꼭 들르게 되는 공간들도 만들었습니다.


곱씹고 기록하기 좋은 금성문고.


금성문고에서 사랑을 엿보다


‘금성당’은 독립 서점인 ‘금성문고’와 소품샵, 카페를 결합한 공간입니다. 금성당이 있는 ‘웨딩거리’는 결혼을 앞둔 연인들이 예물을 구하러 오는 곳이에요. 금성당이 ‘100년 된 시계방’이라는 이야기를 지닌 만큼, 사랑의 약속을 나누는 소중한 순간들을 기록하고 추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어요. 한옥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지만, 비어 있는 골목을 채워 또 하나의 여행지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 밖에도 한복을 입고 앉아 있을 곳이 마땅치 않아 불편하다는 피드백을 받고, 한복을 입고 쉴 수 있는 카페 ‘마시랑게’를 만들었어요. 문화재가 멋지게 내려다보이는 공간이에요. 그 덕분에 마시랑게의 포토존이 한옥마을을 대표하는 콘텐츠로 이름날 수 있었죠.


전주 한옥마을을 대표하는 마시랑게의 포토존. 사진: (주)한복남










사진: (주)한복남


타고난 개척가로서 빛의 방향을 따라온 그였다. 그러나 여전히 미지의 세계는 넓기에, 더 깊숙이 알고자 하는 것들을 찾아 나아가고 있었다. 


어둠을 헤치고, 나무에 올라 지평선을 바라보고, 가슴 뛰는 일을 향해 걷는다. 그렇게 자신의 세상을 넓혀 온 그의 삶을 겨누어 질문한다. 여전히 그대는, 이상을 꿈꾸며 자라나고 있는가?


일을 시작하고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삶의 태도가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예전에는 돈도 안 되고 스펙을 쌓을 수도 없는 일을 왜 하느냐는 눈총을 많이 받았어요. 사람들은 눈앞에 있는 성과를 중시하고, 짧은 시간 내에 얻는 결괏값이 명확해야만 뛰어들더라고요.


내가 살고 있는 동네와 도시를 바꾼다… 너무 막연하고, 범위가 넓고, 혼자라면 이루기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럼에도 스스로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하고, ‘나는 이런 삶을 살 거야’, ‘내가 사는 동네를 재미있게 만들 거야’라는 생각을 하면서,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는 주체적인 힘으로 전주를 바꿀 수 있겠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습니다.


일을 하며 삶의 방향성을 찾은 것 같아서 좋아요. 단계별로 끊임없이 목표를 세우게 되더라고요. 한 가지를 이루었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연장선에서 계속 목표를 정하게 돼요. 과거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가 자연스레 연결되면서, 자신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게 보여요. 대학로부터 전주, 경복궁까지… 아이템은 매번 바뀌었지만, 어떤 공간을 특색 있게 만들어 간다는 건 똑같았으니까요.



목표 이전에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목적은 삶의 이정표다. 방향을 알려 주는 것은 물론, 힘에 부쳐 멈춰 섰을 때 손을 건네 이끌어 주는 길잡이다.


제게 금성당이나 마시랑게 같은 사업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어요. 소품샵이나 카페를 만들어 본 경험과 전문성이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그 또한 특색 있는 공간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본래 하던 일과 같은 연장선에 있는 거죠. 저는 공간을 기획하는 기획자니까, 제 역할을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팀원들이 합류하면서 문제점이 하나씩 해결될 거라는 논리와 믿음을 가지고 임했습니다.



필연적으로 창업은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을 안고 시작된다. 보이지 않는 미래를 그리는 시간을, 그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인가.  


모든 걸 준비해서 시작하는 경우는 없어요. 하면서 만들어지는 게 대부분이고, 실패할 때도 참 많은데 그때 다시 시작하면 돼요. 쉽게 말하면 그냥 될 때까지 하는 거예요. 고민하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 일단 해 놓고 되는지 안 되는지 보는 게 더 빠르고 확실하더라고요.


저는 20대 때는 실패해도 남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닥치는 대로 다 했어요. 돈이나 스펙이 되는지를 따지지 않고 모든 것을요. 내 모든 행동으로부터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서 물불 안 가리고 해봤습니다. 고민하기보다 행동하고 그로부터 배우면 된다고 생각해요.




지향하는 바를 실현하고자 끝없이 나아가는 인물답게, 그의 말은 단단하고 흔들림이 없다. 특유의 올곧음, 그 기저에는 강한 자기 확신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확신의 기반은 자신에 대한 면밀한 이해일 것이 틀림없다.

가장 나다워지는 순간은 ‘무언가 처음 시작할 때’라고 봐요. 새로운 공간을 무엇으로 창조할 것인지, 밑바닥부터 고민해서 작은 성과라도 만들어 내면 너무나 가슴이 뛰어요. 그렇게 씨앗을 만들어 싹을 틔운 다음, 제 팀원들에게 나무로 잘 키워 보라고 넘겨줍니다. 대표라고 해서 무게 잡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현장에 나가서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표정을 관찰하는 걸 좋아합니다. ‘전주가 정말 좋은 도시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할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일을 했다는 자부심이 생기니까요. 그건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동력이 되어 주고요.



작게 빛나는 씨앗을 건네받고는, 손바닥 속에서 가지를 뻗으며 자라나는 나무 한 그루를 상상한다. 


옷소매에 남은 온기는 쉽사리 흩어지지 않는다. 스러지지 않는 열정이 깃든 덕택인가 보다. 뜨거운 마음 그대로 앞을 향하기 위해 그가 떠올린 묘안은 무엇일까.


저는 우스갯소리로 인스타그램 하지 말라고 합니다. (웃음) 한 분야에 미치려면 다른 건 안 봐야 해요. 그냥 온 세상이 한복으로만 꽉 차 있다 생각하고 덤벼들어야 합니다. 흔들리지 않고 내 일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중요해요. 현재의 나를 객관적으로 보고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하는데,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커지다 보면 쫓아갈 수 없는 상황까지 가고 맙니다. 시야를 넓게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더라도 ‘나의 것’이 무엇인지 찾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한복은 비즈니스적으로 보면 그다지 큰 산업이 아니에요. 그런데도 제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작은 업계에서 늘 1위라는 타이틀을 갖고 산업을 선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본인이 집중할 분야를 확실히 정하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쪼개고 쪼갠 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한 후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사진: (주)한복남


온 마음을 다할 수 있는 자가 가장 강한 존재라고 하던가. 이제는 그가 까만 어둠 속에서도 앞으로 걸어갈 수 있는 이유를 알 듯하다. 그가 옷자락 너머로 그리고 있는 세상과 삶의 형태는 무엇일까.


“당신을 만난 건 행운입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이 한마디를 듣는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대학생 때 처음 사업을 시작하고, 사람들에게 “널 만난 건 정말 행운이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그 말이 참 좋았어요.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한복남의 프로젝트들을 보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시거든요. 죽어 있는 골목이 저희를 통해 살아나고 있는 것 같아서, 이곳의 미래가 기대된다고 하시면서요.


현재의 목표는 전주 원도심의 새로운 관광지를 창조해 내는 것이에요. 나중에는 해외로 가서 그동안 쌓아 온 사업의 비결을 가지고 작은 도시나 마을을 재미있게 만들어 보고 싶어요. 그게 제 꿈입니다.










사진: (주)한복남



동이 터 온다. 여전히 어둠이 깔린 자리, 미지근한 바람은 계절 사이 벌어진 틈을 채운다. 살며시 옷자락을 흔들어 인사를 남기더니, 이내 언덕 너머로 사라진다. 저편에 보이는 빛이 깜박거린다. 


잠시 멈추었던 숨을 다시금 뱉는다. 빛은 희미할지언정 심장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겠다. 울창한 숲을 지나, 드넓은 ‘세상’과 마주하기 위해.







글: <local.kit in 전북> 생활팀 김서정 에디터

사진: <local.kit in 전북> 생활팀 김서정 에디터, (주)한복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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