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기역: 추억과 현재가 한데 섞여 숨 쉬는 동네
유독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동네들이 있다. 그곳에 발을 들이면, 기억 속에서 희미해졌던 순간들이 조용히 깨어나듯 마음 한구석이 간질거린다. 특히 대학가는 그런 마법을 품고 있다. 청춘의 열기가 모여드는 공간이라 그런 걸까? 꼭 그곳에서의 추억이 없더라도, 묘하게 가슴이 따뜻해지고 설레는 느낌을 준다. 회기는 바로 그런 동네다.
회기가 다른 대학가와 구별되는 지점은 그 특유의 ‘느림과 빈티지함’에 있다. 회기의 골목에서는 자연스레 발걸음이 느려진다. 높은 건물 대신 낮고 정감 있는 지붕들과 빈티지한 감성을 머금은 오래된 간판들, 골목 어귀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 이런 풍경은 우리에게 낯선 듯 새롭게 다가왔다.
‘느린 동네’. 그래서 더 매력적인 회기. 그 느림 속에는 결코 정체된 시간이 아니라, 세대와 문화를 아우르는 깊은 흐름이 존재한다. 이곳은 대학생의 풋풋함과 중년의 여유가 나란히 공존하고, 추억과 현재가 한데 섞여 숨 쉰다. 우리는 그런 회기역을 걷기로 했다. 이곳의 골목과 사람들, 그 속에 흐르는 시간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이 동네가 가진 특별한 매력을 들여다보았다.
글·사진: <local.kit> 김민주 에디터, 박채린 에디터, 이서연 에디터, 황수민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