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 강화, 사람들

by 로컬키트 localkit

저 강들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신해철, 〈민물장어의 꿈〉 中



옛적 인걸들이 이르고 싶었으나 이를 수 없었던 섬이 있다. 바다에서 서울로 향하는 첫 관문. 두 강이 만나 거센 물살을 일으키는 곳이다. 외침(外侵)이 잦았던 역사에서 이 물살은 하늘이 한반도에 선물한 방패였다. 그래서 더더욱, 그 섬은 칼부림과 총성이 끊이질 않는 눈물 젖은 곳이었다. 좁은 물길이 만나 일으키는 소용돌이는 이따금 섬의 탄식으로 다가온다.


이곳은, 강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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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사거리에서 시작하는 48번 국도. 신촌, 김포공항, 통진을 거쳐 이 길을 따라 서쪽으로 약 60여 킬로미터를 달려가면 다리 너머로 섬 하나를 만난다.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도다. 제주도, 거제도, 진도에 이어 대한민국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다. 지리적으로는 한강이 임진강과 만나 서해로 뻗어가는 좁은 길목에 떠 있다.

동시에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섬이기도 하다. 2024년 11월 기준 국내 섬 중에선 세 번째로 인구가 많고(6만9299명), 수도권이라는 이점 덕에 여유가 있을 때마다 방문하는 이들도 많아 생활인구는 등록인구의 열 배 수준이다. 생활인구는 주민등록인구와 체류인구(그곳에서 하루 3시간 이상 머문 날이 월 1일 이상인 사람 수)를 아우르는 말이다.


서울에서 가깝지만 서울과 같지는 않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육지와는 삶과 문화 모두 분리된 완벽한 ‘섬’이었기 때문이다. 강화의 이야기가 육지와 본격적으로 연결된 건 강화대교가 완공된 지난 1970년이다.


그래서 강화에는 강화만의 맥락과 색깔이 있다. 신석기-청동기 시대 문화적 산물이 잔존한다. 고려-조선이 버텨낸 침략의 현장도 남아있다. 20세기 초반 자리를 잡은 방직공장과 각종 도시 유산은 재생과 리브랜딩(rebranding)을 기다리고 있다.


로컬키트의 시선도 그래서 강화로 향했다. 군 단위 기초자치단체가 으레 그렇듯 인구감소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지만, 지역의 재생 및 지속 가능성을 한껏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강화가 온몸으로 견뎌온 시간의 칼바람과 그 흔적을 찾아 떠났다. 흔적 위에 새로운 이야기를 덧대며 그려가는 사람들을 만났다. 누가 강화를 떠날까. 누가 강화를 기억할까. 누가 강화를 잇고자 하여 이곳으로 떠나왔을까.



글·사진: <local.kit> 정회하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