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의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기술이 있었다. 스마트폰이 등장했을 때 우리의 일상이 송두리째 바뀌었던 것처럼, 지금은 인공지능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구글이 공개한 제미나이 3.0 프로와 안티그래비티 플랫폼은 그 변화의 파도가 얼마나 거세고 높은지 실감하게 해 준다. 특히 컴퓨터 프로그래밍, 즉 코딩이라는 높은 벽을 AI가 허물어뜨리고 있다는 점은 우리 고등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오늘은 이 마법 같은 변화가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제미나이 3.0 프로는 현존하는 AI 중 가장 똑똑한 모델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단순히 지식이 많은 것을 넘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수학, 과학, 논리 문제에서 100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는 것은, 이제 AI가 선생님이나 전문가 수준의 조언을 해줄 수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물리 시간에 배운 복잡한 역학 문제를 풀다가 막혔을 때, 단순히 공식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문제 풀이의 논리적인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해 줄 수 있다. 심지어 도형 문제에서 주어지지 않은 변의 길이를 주변 정보를 통해 추론해 내는 모습은 AI가 인간의 사고방식을 얼마나 정밀한 수준으로 닮아가고 있는지 보여준다.
이러한 지능을 탑재한 안티그래비티는 코딩의 민주화를 이끌고 있다. 코딩의 민주화란 누구나 쉽게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 세상을 말한다. 예전에는 나만의 단어장 앱을 하나 만들려고 해도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고, 개발 환경을 설정하는 데만 몇 달이 걸렸다. 포기하는 학생이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안티그래비티를 사용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여러 명의 AI 도우미가 여러분을 위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상해 보자. 학교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쓸 일정 관리 앱을 만들고 싶다고 가정해 보자. 안티그래비티에 접속해서 "우리 동아리는 시험 기간이랑 축제 기간이 중요하니까, 그 날짜를 강조해서 보여주는 달력을 만들어줘"라고 입력한다. 그러면 첫 번째 AI가 전체적인 화면을 구상하고, 두 번째 AI가 필요한 코드를 짜고, 세 번째 AI가 인터넷에서 예쁜 디자인 소스를 찾아온다. 이 모든 과정이 동시에 일어난다. 여러분은 마치 건설 현장의 총감독처럼 AI들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달력 색깔이 너무 칙칙해, 좀 더 밝게 바꿔줘"라고 말만 하면 된다. 이것이 바로 바이브 코딩이다. 전문 용어 대신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말과 느낌으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이다.
이 플랫폼은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는 점에서도 획기적인 면모를 보인다. 기존의 코딩 도구들은 저장된 정보 안에서만 답을 찾으려 했지만, 안티그래비티의 에이전트들은 마치 사람처럼 웹 서핑을 하며 최신 트렌드를 파악한다. 앱을 만들고 나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테스트 과정도 AI가 직접 수행한다. 버튼이 잘 눌리는지, 화면이 깨지지는 않는지 꼼꼼한 확인 과정을 거쳐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내놓는다. 이 모든 과정이 무료로 제공된다는 사실은, 이제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창업가가 되고 개발자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음을 의미한다.
물론 AI가 코딩을 다 해주면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코딩은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가 하는 기획력과 상상력이다. AI는 여러분이 가진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해 주는 아주 유용한 도구일 뿐이다. 도구가 발전할수록 그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의 창의성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구글은 앞으로 더 깊게 생각하는 모델과 스스로 판단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기능을 계속해서 선보일 예정이다. 세상은 이제 코딩을 할 줄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나뉘게 될 것이다. 어려운 영어 단어 같은 코드를 외우지 못한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가 없다. 여러분에게는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기발한 상상력이 있기 때문이다. 안티그래비티와 제미나이는 그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줄 준비가 되어 있다. 지금 바로 그 마법의 지팡이를 휘둘러 보기를 바란다.
| 작가 프로필
이용호 작가는 스마트공장에서 주로 사용되는 ‘AI 머신비전’ 전문회사인 ‘호연지재’를 경영하고 있다. ‘머신비전’에서 인공지능 딥러닝에 의한 영상처리기술을 자주 적용하다보니 10년 이상 연구한 AI 분야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 현재는 인공지능 커뮤니티인 ‘AI 에이전트 연구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SKT 이프랜드 플랫폼에서 3년 이상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호몽캠프’를 110회 이상 진행한 바 있다.
작가는 ‘50플러스 오픈랩’이라는 중장년과 시니어의 디지털 역량강화를 위한 교육 플랫폼에서 수석 가디언즈로 AI 분야의 전도사로 활동하기도 한다.
주요 강의 분야는 “챗GPT 시대 생산성을 500% 높여주는 인공지능”, “머신비전에서의 인공지능 활용”,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스마트폰 AI 활용하기”, “시니어와 MZ세대간의 소통”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황금키』, 『손에 잡히는 인공지능』, 『나는 시니어 인플루언서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