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능력이 높은 사람이 사회에 뭔가 도움 되는 일을 할 건 없을까요?"
사회적 민감도와 인내심이 높은 나는 일상을 살아가는 데 불편함이 많다. 분명 좋은 기질이라 생각하는데, 이런 것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분야는 어디인 걸까? 평소 궁금하던 차에 나는 오랜만에 성희 님을 만나 푸념하듯 털어놓았다.
"분명 어딘가 필요한 분야가 있을 텐데요. 그게 어딘지 잘 모르겠어요."
내 이야기를 듣던 성희 님이 말했다.
"용희 님. 수어를 배워보시는 건 어때요?"
"수어요?"
나는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놀라서 되물었다.
"네. 수어요. 저도 배워보려던 건데... 수어는 공감 능력이 엄청 높아야 할 수 있대요. 그리고 인력도 많이 부족하다던데요?"
나는 평생 수어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나는 갑자기 들려온 생소한 단어에 잠시 멍해졌다.
"수어를... 한다고요...? 제가 그걸 할 수 있을까요?"
"그건 아무도 모르지만, 아마 용희 님이라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한 번 배워보고 결정해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나요? 찾아보면 배울 수 있는 곳이 있을 거예요."
"그런가요?"
나는 자신도 없고 긴가민가 했지만, 성희 님과 헤어지고 나서도 한참 동안 수어라는 단어가 귓가에 계속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