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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쥐꼬리 Feb 21. 2024

이러려고 호주 왔니?
나는 무엇을 목표로 호주에 왔나

돈 벌려고 온 호주에서 알뜰살뜰 살림꾼이 된 사연



돈, 영어, 아니면 경험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이 셋 중에 하나를 목표로 삼고 온다는 나라,

한국 외에도 가깝거나 먼 나라에서 만 30세 이하의 젊은 인력들이 알아서 찾아온다는 나라,



이미지 출처: 핀터레스트

호주!



나는 대체 무슨 목표를 가지고 워킹홀리데이 비자까지 받아 호주에 왔을까?



공무원을 그만둔 후 염증이 느껴지는 한국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매일매일 쳇바퀴 굴러가는 삶에서 벗어나 조금 일하고 많이 여행하는 삶을 위해서?

시간당 페이가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호주에서 앞으로의 여정을 위한 자금을 축적하기 위해서?



이에 대한 대답은 모두 YES다.



이민자를 환영하는 나라에서,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한국에서 경험하지 못할 직업경험하며,

높은 시급까지 받을 수 있다면

이에 대해 NO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호주에 온 지 3주가 넘은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렇다.

나는 매일 아침, 점심, 저녁을

장 봐온 재료들로 직접 해 먹고,

파머스 마켓에서 사는 게 더 싼 지

마트에서 더 싼 지 빠르게 판단하고,

 반값세일에 사족을 못쓰는,



알뜰살뜰 살림꾼이 되었다.



분명 나는 호주에 와서 지게차 등

건설현장에서 쓰이는 자격증을 양껏 따서

시급 높은 현장에서 일하면서 지구촌 친구들을 잔뜩 사귈 것이라는 야망이 있었다.



이런 계획을 가지고 돈 벌러 온 호주에서,



'어쩌다' 나는 이런 생활을 하게 되었을까?

이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서

한국에서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한국에서 나는 만 스물여덟이 되어서도 여느 2030 세대처럼 부모님 집에서,

부모님 경제권 아래에서 아무런 걱정 없이 '배부르고 등 따시게' 살았다.


그래서 한 달에 식료품비로 얼마나 나가는지, 집세는 어느 정도면 적당한지,

비상금은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해서 전혀 감도 못 잡고 있었다.


엄마가 해준 따뜻한 밥을 먹고,

부모님 명의의 따뜻한 집에서

걱정 없이 살던 '아기 돼지'는

호주에 오자마자

자유를 만끽하기도 전에

적잖이 놀라고 만 것이다.



무엇에?



비싼 집세와 비싼 외식비...

게다가 집세는 집 전체를 빌리는 것도 아니고

커다란 집 안에 있는 몇몇의 작은 방

하나 빌리는 거라서 그냥 방세다, '방세'.

게다가 호주에 온 1주 차~2주 차까지는

방 하나도 구하지 못해서 하루에 4~6만 원 정도 하는 비싼 호텔에서 지내야 했다.

호주에 온 지 2주도 되지 않아 나는 카드값으로 200만 원이 빠져나가는 것을 눈으로 목격했고,

이는 결심으로 이어졌다.



아껴야 한다.



여느 워홀러가 그러하듯

아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호주는 전체적인 물가가 높다.

식당, 드럭스토어, 교통비 등

사람의 손을 거치는 것일수록 비싼 편이지만

의외로 마트나 시장 물가는

정말 싸서 살기 좋은 곳이다.



살림꾼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외식 물가에 놀라 직접 해 먹기 시작한 요즘.

먹고 싶은 음식을 매일 생각해 내고,

그 레시피를 위한 장을 보고,

재료들을 직접 손질하고,

요리해 먹는 것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분명 돈 좀 아껴보겠다고 시작한 것인데

먹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오히려 돈이 더 나가는 듯하다.



장보는 비용으로 가득한 내 카드내역과                        레시피로 가능한 내 즐겨찾기 목록




호주에 온 지 3주가 넘어가는 지금,

부모으로부터의 경제적 독립은

달콤 씁쓸한 자유라는 것을 느낀다.



'자유'는 '책임'이라는 단짝친구가 있어

항상 나란히 같이 다닌다.

내가 사는 것, 계약하는 것, 쓰는 것 모두

내 자유이자 책임이다.

처음에는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겠고,

막막하고, 속도 모르고 빠져나가는

돈 한 푼 한 푼이 아쉽고 무섭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런 불안이 나를 성장시킨다.



상황이 사람을 만든다.

한국에서도 별로 안정적인 상태는 아니었지만,

그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모든 것이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에 나는 나를 던져놨다.



비빌 언덕 하나 없는 외국의 땅에서

나는 지금 직업도 없고, 돈도 없고,

안정은 물론 없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시간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곳에서 내가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된다.



글의 시작에서 했던 질문을 다시 해볼까?

나는 대체 무슨 목표를 가지고 워킹홀리데이 비자까지 받아 호주에 왔을까?

돈? 영어? 아니면 경험?

물론 셋 다 하면 좋지.



하지만 그전에 나는 0순위의 목표 한 가지를 떠올린다.



성장.

그래, 나는 성장하기 위해 호주에 왔다.

앞으로의 호주 생활이 기대된다.







#호주워홀 #워킹홀리데이 #워홀막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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