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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쥐꼬리 Feb 28. 2024

유러피언 남자친구와 연애하면 좋은 점 3


한국인인 나와 오스트리아인인 남자친구 요한이는 도쿄의 한 호스텔에서 만나 국제연애를 시작하게 되었다. 사귄 지 2개월 차에 국제커플의 숙적인 장거리 연애를 3개월 동안 버틴 우리는 함께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오게 되었다.


사귄 지 한달, 함께 오스트리아로 가서 2주간 지냈다.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산 지도 벌써 5개월 차.

아시안인 내가 유러피언인 그와 지내면서 문화차이 때문에 간혹 다툰 적도 있지만 동시에 그가 유러피언이기에 편한 적도 많았기에 오늘은 유러피언 남자친구와 연애하면 좋은 점 3가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1. 입맛이 단순하다.


그의 오스트리아식 식사와 나의 한식, 미역국과 감자볶음


밥과 국물의 나라, 한국 출신인 나는 뜨끈한 국물이나 하다못해 계란이나 스팸이라도 따뜻하게 구워줘야 '식사'라고 생각하는데, 오스트리아 출신인 그는 이렇게 조리된 음식보다 살라미, 햄, 치즈, 피클 등 각각의 재료를 준비해서 빵과 함께 곁들여 먹는 것을 더 선호한다. 내가 빨간 국물 호로록하며 고향의 을 느낄 때 그는 차디찬 살라미와 빵쪼가리 먹고 고향의 맛을 느끼는 것이다.


요한이 피셜로 독일, 오스트리아 등 겨울이 길고 뼈 시리게 추운 나라는 난방, 전기가 비싸고 외진 곳까지 제대로 정비되어있지 않아서 겨울엔 주로 차게 먹는 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산지가 많은 오스트리아에서도 빈과 같은 대도시가 아니라 작은 시골마을 출신인 그도 어릴 적부터 겨울마다 이렇게 먹으며 자라왔기 때문에 이런 식사가 익숙하다고 한다.


호주에서 같이 살면서 주로 내가 요리를 하기 때문에 이러한 그의 식성이 확실히 편하긴 하다. 마트 물가가 저렴한 호주에서 재료만 사다가 냉장고에 채워 넣어놓으면 알아서 해 먹는 그라서 주부들의 일상 고민 1위인 메뉴 선정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적은 편이다.

어떤 메뉴에도 불평불만 없이 매끼마다 잘 먹어주는 그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



2. 미터, 킬로그램 등

우리나라에서도 쓰는 단위를 쓴다.



언젠가 키나 몸무게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을 때 내 입장에서는 외국인인 그가 당연히

미국에서 쓰는 피트(ft)나 파운드(lb)

더 익숙할 거라 짐작했던 나는 그의 대답에

크게 놀라고 말았다.


오스트리아를 포함한 유럽에서도 우리나라에서 쓰는 미터나 킬로그램을 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신발 사이즈 같은 부분은 유럽 고유의 단위가

있어 다르지만 길이나 무게에 대해 의논할 때

사소한 부분에서 스트레스를 안 받아도 된다는 점이 장점으로 느껴졌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부분일 수도 있지만,

나처럼 단순계산할 때 바보가 되는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일지도 모르겠다.



3. 새로운 관점을 접할 수 있고,

서로 다르기에 배울 점이 많다.


나와 함께 요가에 도전해 본 요한이


이제까지 입시를 위한 교육, 주입식 교육에

절여져 있는 데다 성격까지 급한 한국인인 나는 어떤 문제를 접했을 때 스스로 생각해 보기보다 답지를 보고 외우는 게 더 빠르고 정확하니까 그동안 이 방법을 선호해 왔다.


어릴 때는 이런 방법이 통했을지도 모르지만,

점점 나이가 들고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많이 생기면서 이런 방법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들었다. 그래서 요즘은 스스로 생각해 보는 연습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어떤 현상을 접했을 때 의심하지도 되묻지도 않고 그대로 흡수하여 받아들이는 나와 달리,

우선 읽어보고 들어보고 찬찬히 음미한 다음

왜?라는 물음을 가지고 답을 찾아내려는

그를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


나는 요한이보다 학력이 높지만 요한이와 깊은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논리력과 사고력은 요한이가 나보다 훨씬 낫고 내가 가진 이러한 학력도 다 물학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동시에 학력과 지식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큰 깨달음도 매일 얻고 있다.


아마 그도 나와 비슷하게 느끼고 있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새로운 관점을 접했을 때

내 고유의 의견이 달라 보이는 것은 만국공통일 것이다. 서로 다르다 보니 서로의 새로운

관점이 될 수 있는 우리는,

오늘도 함께 놀라고 신기해하고 감탄하며

배워가고 있다.



#국제연애 #국제커플 #오스트리아 #문화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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