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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광용 Feb 29. 2024

아시아 화교이야기

17. 제4의 물결로 오는 중국인들

     

  제3의 물결로  온 중국인을 얘기하면서 나는 상하이  출신이라고 추정되는  닉(Nick), 허난(河南) 출신  짜오(趙), 그리고 헤이룽장(黑龍江) 출신의  싸이먼(Simon)을 얘기했다.

닉은 쩨아이 사무실에서 교통잡비와 숙식만을 제공받고 잡 일에 지나지 않는 일을 하다가  쩨아이를 통하여 알게 된 대만에서 온 우(禹)라는 사람과 함께 포딩(forwarding) 회사를 차리고  해운 및 수출입 대행업을 시작했다.

  짜오는 태국의 알루미늄 압출재 생산공장에 기계류와 공구 등을  중국에서 수입하여 공급하는 일을 하면서 마누라 이름으로 사뭇 송크람의 진훍탕 토지를 매입하고  철제로(爐)를 제작하는 공장을 만들었다.

싸이먼은 중국 종합상사의 태국 지사에서 일하는 무역거래 사원이다. 2000 년  새 밀레니엄 시대에 접어들면서  중국의 물품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걷잡을 수  없이 물량이 늘어났다.

닉도 사이먼도 정신없을 정도로 바빠졌다. 위의 세 젊은이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이지만 그들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들  모두는 태국여자와 결혼하여 살고 있다. 그들에게 아주 중요한 신분보장의  방법이다. 아주 옛적  그들의 선배 중국인들이 들어와서 태국에 정착하면서 했었던 신분보장 방법과 하나도 다를 게 없다. 그러나 이민법이 확고하게 제정되어  엄격히 시행되는  현시국에서는 결혼을 했다고 해서 바로 국적을 취득하게 되지는 않는다. 이민법에서 요구하는 모든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태국어 테스트에 합격하여야 하고 태국 애국가와 왕의 칭송가를 완벽하게 부를 수 있는 것을   포함한다. 내 한국인 친구 미스터김은 태국에서 결혼하여 세명의 자녀를 낳고 30년을 살았음에도 태국 국적을  못 얻었다. 그는 대한민국 여권으로 평생을 아주 불편하게 살다가 죽었다. 비자라는 덫이 얼마나 불편한지는 겪어 보지 않고는 결코 알 수 없는 쇠고랑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부상은  곧 물류의 부상이다. 늘어나는 것이  창고(태국어로 '고당')이고 창고마다  중국물품으로 꽉꽉 찼다. 이런 현상은 비단 태국만이 아니다.  같은 시기에 내가 있었던 아프리카의 앙골라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있었고 아직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수도인  루안다(Luanda)의  외곽으로 신설된  바이패스 도로  주위에는  대규모의 물류창고가  우후죽순으로 세워지면서 도시 풍광을 바꾸어 놓고 있다. 태국에서는 물류창고 말고도 태국 최대 백화점 체인  센트랄  그룹의 자회사인 홈프로(home pro),  타이와 사도(Thaiwatsadu) 등의 종합 건자재  마트 체인들이 곳곳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그곳 모두에는 중국의 물품들로 가득 찼다. 원 스톱 구매가  가능하도록  레이아웃이 되어 있다. 내가 관심이 있는 창호와  문짝은  규격별로 기성품들이 갖추어져 있어 그냥 사다가 설치하면 된다. 기초 건축재에서 인테리어, 위생도기, 배관재, 전기자재, 가구일체와 주방기기, 전자제품에 이르기까지 주거생활에 필요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재료와 물품이 구비되어 있다.  그리고 그 물품은 100% 중국 물건들이다. 닉은  그렇게 쏟아져 들어오는 물량의 운송을 담당하다 보니  회사 규모도 그만큼 날로 커지고 있었다. 쩨아이를 포함한  진 씨 사람들이 닉을 만나  무엇을  좀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싶어도 그가 너무 바빠  만날 수 조차 없는  지경이 되었다.

  호주와 남아공 등에서 풍부한 해외 사업  경험을 했던 싸이먼에게는 더욱더 할 일이 많아졌다. 물건을 파는 일은 구축되어 있는 시스템에 의해  쉽게 굴러가지만  2010년경부터는 투자상담이 주된 일이 되었다. 중국 기업인들과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나오고 있다.

중국의 투자는 고속철도와 같은  인프라로부터 기업인들, 특히 미국과의 경제 전쟁으로 메이드인 차이나의  제조업들이  동남아로 이전하려고 하는 사업에의 투자이다. 

그러나 싸이먼에게는 부동산에 투자하려고 하는 개인 투자자들에 더  관심이 있다. 싸이먼은 그들 투자자들을 도우면서 지분을 나누려고 한다.

  중국 관광객의 쇄도(殺到)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현상이었다. 중국인  관광객의  정점은  2019년 천만명을 돌파했다. 여기에는  한국의 미군기지에 사드(Thaad)  설치로 인한 중국인의  한국  관광제재로 인하여 어부지리로 늘어 난 숫자가 포함되었지만 천만명이 아니더라도 아니 그 반정도의 숫자 이더라도 태국은 이미 포화 상태를 넘어서 있었다.

이 포화상태를 알고 있는 중국인 투자자들이 몰려왔다. 급조로 콘도미니엄(아파트먼트)을 관광지  도처에 짖기 시작했다. 중국인들의 태국 제2 주거 별장 겸 단기 임대목적으로 짖는 주택이다. 중국의 평균 주택 가격의 반도 안 되는 금액으로 살 수 있는 주거시설이다.

파타야,  치앙마이,  치앙라이,  방콕 등지에 이들 투자자들이  몰려와 콘도미니엄을 짓고, 땅을 사고,  식당가를 형성하고,  기존 설비를 사서 개축하면서 부동산 값을 올려놓았다.

싸이먼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다. 이들  투자자들을 제4의 물결로 오는  화인들이라고  일컫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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