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작가로 유명한 김수현 작가의 작품들은 배우들이 뱉어내는 어투만 들어도
이미 작가가 김수현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녀만의 문체에 담긴 독특한 어투가 있다.
말에 스타카토가 있다고 해야 할까? 그러면서 전달력이 좋다.
1980년대부터 2020년 가까이 그녀의 많은 드라마는 재미있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명연기가 보태져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이렇듯 작가는 고유의 문체를 통해 작품의 분위기와 메시지를 전달하며, 개성과 세계관을 보여 준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자기만의 문체를 갖길 원한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자기만의 화풍을 원하듯이.
결국 글이나 그림은 작가의 생각과 개성이 드러나는 것이고, 그게 문체가 되고 화풍이 된다.
허나 문체나 화풍은 쉬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쓰고 그리기를 수없이 반복하다 어느 순간 자기만의 작품 세계와 만나게 된다.
그래서 많이 읽고, 많이 보면서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닮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닮고 싶은 작가의 작품을 필사하는 방법도 좋은 예이다.
최근에 내가 경험한 일인데 글쓰기와도 연관이 된다.
몇 달 전부터 그리다 만 그림이 있는데 좀체 마음에 차질 않았다.
뭔가를 더 그려 마음을 표현해야 하는데 쉽게 떠오르질 않아 그대로 방치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박대성 화가의 작품을 보다 '아. 저거구나. 내 그림에도 저 노랗고 둥근 보름달이 들어가야 하는구나' 하며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 봤다.
그림이나 글이나 많이 읽고, 보고 , 쓰고 그리다 보면 그 안에서 자기의 정체성을 갖게 된다.
닮고 싶은 작가의 작품을 필사하는 것도 그런 노력의 한 과정이다.
초보 작가인 나는 아직 문체라고 할 것도 없이 글쓰기 연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쓴 글이 어떻게 읽히는지 궁금하여 쳇지피티에게 두 편의 글을 보내 물어봤다.
'고백적이고 섬세한 일기체, 서정적 문체, 느리게 스며드는 회상적 내레이션, 직조된 시적 이미지,
과거 회상 구조와 감각과 리듬 사용, 시적 반복 구조의 파동'
대충 이런 식의 답이 돌아왔다.
일기를 쓰듯 담백하고 진솔하게 적는 편이다.
또한 감성적이며 감각적인 표현들로 서정적인 분위기의 글들이 많다.
그건 아마도 다른 분야의 책 보다 문학책을 많이 읽은 이유일 수도 있다.
글로 표현된 인물과 배경을 머릿속으로 그려 나만의 세계로 몰입하게 하던 문학의 위대한 문장들.
그 섬세한 표현들을 조금은 닮았는지도 모른다.
서정적인 글들로 그리움의 마음도, 따뜻한 위로의 마음도 담아 부드럽고 쉬이 읽히는 글이면 좋겠다.
거기에 의성어와 의태어를 적적히 넣어 생동감을 주고, 관찰이 묘사로 이어져 관점의 전환이 되며,
입체감이 있는 글을 쓰고 싶다.
『부드럽고 담백하며 서정적인 문체의 작가. 미쉘 송』
늘 마음에 지니고 있던 꿈, 출간될 책표지에 나의 수식어로 쓰일 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