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거의 하루종일 콜이 없는 심심한 날이었다. 사실 콜이 없다는 말은 아픈 사람이 없다는 말이므로 나쁜 부분은 아니지만 비행을 하고 싶은 나에게는 썩 반길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12시간의 근무 중 거의 대부분을 앉아서 대기만 하다가 드디어 근무시간을 약 4시간 정도 남기고 콜이 들어왔다.
처음 가보는 장소에서 연락이 왔는데, cat lake라는 곳이었다. 37킬로 정도 되는 어린 소년이 환자였으며, 썬더베이 아동병원으로 이송시키는 요청이었다.
이제는 어느 정도 operation에 익숙해져서 필요한 장비를 챙기고 밖으로 나가는데, 어마어마한 양의 나무가 타는 냄새가 나의 코를 찔렀다. 온타리오주 북쪽에서 대규모 산불이 났다고 하는데 실제 눈으로 볼 수는 없었지만 냄새만 맡아봐도 바로 알 수 있었다.
비행 내내 연기 속에 있다가 구름 같은 연기를 뚫고 내려가자 cat lake 가 나타났다. 타 원주민 마을과 크게 다를 바 없었지만 공항 활주로가 약간 더 긴 느낌의 공항이 눈에 들어왔고, 자갈 위에 약간의 측풍을 맞으며 착륙을 하였다.
메딕들이 아이를 이송해 오는 동안 거의 텅텅 비었지만 나름 구색을 갖춘 터미널 안에서 대기하였다.
메딕들이 돌아오자 다시 아이를 태워 썬더베이 공항으로 이송하고 메딕들이 병원에 다녀오는동안 미리 챙겨놓은 짜파게티를 끓여 맛있게 먹었다 ㅎㅎ
오늘도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어 행복했고, 아픈 아이를 도울 수 있어 유익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