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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여름 Mar 18. 2024

상담심리학만 10년,

한 우물만 팔 줄 알았던 내가 대학원에서 진로 고민을 하게 될 줄이야.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에 관심이 있었다.

관심이라는 단어보다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나의 시야에는 생활에서 불편함을 겪는 노인 분들, 그리고 학교 생활 적응을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이 눈에 띄었다. 당시에 나는 나의 시선이 도움이 필요한 모든 사람들을 향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이때부터 대상이 한정되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공부는 나름 성실하게 했지만 크게 하고 싶었던 게 없었던 나는 타인을 돕고, 멋있어 보이기도 하는 경찰이 되고 싶었지만 담임 선생님과 진로 상담 후 경찰대, 경찰행정학과의 벽이 너무 높다는 것을 알고 금방 포기해 버렸다. 그렇게 방향 없이 적당한 열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며 고3이 되었다.


원서를 쓰게 된 시점 어울리던 한 친구가 심리학과에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고, '내담자'라는 단어도 모르던 나는 친구의 말에 '어? 심리학과 괜찮은 것 같은데?'라는 생각에 심리학과로 원서를 썼다.

그렇게 나는 상담심리학과가 있는 학교에 자율전공으로 입학하게 되었다.


1년 간 원하는 수업을 듣고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할 수 있었기에 심리학, 건축학, 디자인 등 다양한 수업을 들어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나는 무조건 심리학인 것 같았다. 학문 자체도 재밌었고,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다는 갈망이 강하게 일었다. 그중 청소년에게 특히 관심이 있었다. 그렇게 전공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일 년을 보냈고, 큰 고민 없이 상담심리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아동 청소년 상담 수업을 들으며 마음 아파 눈물 흘리던 나는 봉사활동, 학회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을 만나며 그 길에 대한 확신을 더 키워갔다. 그렇게 대학에서 4년을 보내고 상담교사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으로 교육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다.


교육대학원은 야간에 수업이 이루어지는데, 낮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학비를 벌고자 취업을 했다.

그냥 돈만 벌고 싶지는 않아서 직장을 통해 얻고 싶은 내용들을 정리해 보았다.


첫 번째, 대학원 병행이 가능해야 한다.

두 번째, 청소년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세 번째, 영어를 쓸 수 있는 환경이었으면 좋겠다.

네 번째, 창의력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섯 번째,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며 일하고 싶다. 등등!


까다로운 조건처럼 보일 수 있겠으나 감사하게도 위 조건들을 모두 충족하는 곳을 찾아 현재 국제학교 Admin으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원 생활을 보조해 주는 역할로만 여겼던 이곳에서의 생활이 내 계획과 세상을 흔들고 있다.

상담심리학만 공부하느라 보지 못했던 세상, 그곳에는 왜 이렇게 재밌는 것들이 많은지!

마케팅, 브랜딩, 기획 등 다양한 직무가 있었고 심지어는 그중 몇 개는 나에게 잘 맞는 것 같다.

사람을 돕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상담이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것만은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계획대로라면 전문상담교사로 일하고 있어야 하는 나, 계획하지 않은 선택의 길에 놓여있다.

가고자 했던 길과 새롭게 개척해야 하는 길 중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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