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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eal Song Dec 04. 2015

Oneal의 클래식 정복기-시즌 2

고수에게 길을 묻다-1

가을은 추락한다.*

나의 추락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 추락의 전제 조건인 상승,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못 했다. 그래도 추락한다고 느끼는 것은 무근거한 추측이나 틀린 가정 일 뿐이지만, 나는 한 없이 가라 앉았다. 밑으로 내려 가고 있었다.

비행과 수영을 구분하지 못 하는 뽀로로 처럼, 추락과 침잠을 구분하지  못 하는 것일 것이다.
원인에 대한 질문은 불가, 그저 한 없이 추락하고 있었다, 잠시 후 바닥과의 충돌로 인한 파괴는 감지하지 못 하는 공포다. 자동차에서 졸리는 것은 잠시 후 자신에게 올 사고와 충돌에 대한 위험을 인지 못하는 뇌의 무지.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는 한 남은 것은 사고 충돌과  몸에 남는 아픔 뿐. 
속도를 늦춰야 원인에 대해 묻을 여력이 생길 것이지.

애도*가 필요하다. 
무엇이든지 어떤 수단이든지, 어제까지의 나의 혼돈, 아픔을 위한 애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어제의 아픔이 내일 다시 시작 될 지라도 어제의 아픔은 오늘까지 끝내고 내일은 내일의 아픔으로 다시 받아들여 한다.
한 번의 브레이크가 날 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애도의 방법, 머리를 짜른다, 수염을 민다, 여행을 떠난다, 시르즈 10개의 드라마를 한 번에 본다, 전시회를 간다, 술을 먹는다, 뭐든 딱히 정할 수가 없다. 


세 개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프르트 뱅글러, 토스카니니, 클라이벤.

영국의 어느 기사를 인용한 신문 내용, 토픽은 남자가 해 볼 만한 직업 세 가지.

하나는 영화감독, 둘째는 영국 프리미어 축구 감독, 그리고 세번째는 기억이 안난다. 오랫 동안 세번째 직업이 뭐지 자꾸 기억을 되새김질 해보려고 했지만 무기력증에 걸린 위는 쓸모가 없었다. 그리고 뭐 아주 긴박한 건은 아니라 찾아 보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클래식을 자꾸 듣다 보니 그 세번째 직업은 '지휘자'일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영화감독, 축구 감독 이 두 개의 공통점은 전체를 관리한다. 각 파트의 예술적 미학(승리)의 최종 책임자다. 그리고 그 책임을 위해 강한 지배력과 영향력을 그 조직(찰영팀, 축구단)에 주입한다.
이런 바탕으로 난 남자가 해 볼 멋진 직업의 빈 칸으로 '지휘자'라는 추측에 배를 대었다.


난 이 세명의 이름-유명한 지휘자-를 따라 그들의 통해 클래식의 한 귀퉁이를 식빵 찢어 먹듯 삼켜 보기로 했다.

베토벤 교향곡 5,7,8,9.


후르트 뱅글러의 이름은 <이 한장의 명음반>의 저자 안동림 선생의 이름 표기다. 통상은 프르트 뱅글러다. 이 책을 사고 내용을 읽으려다 멈칫, "굳이  클래식 듣기를 위해 독서가 필요할 가라"라는 의문이 들어 음반을 소개한 목차만 훑어 보다가 베터벤 9번 합창 파트에서 이 지휘자의 음반 정보를 얻었다. 며칠이 걸려서 겨우 음반을 구했다.

일주일 동안 기다려서 일주일 간 들었다.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인 9번 합창은 베토벤의 말년에 만들어진 곡이다. 그가 생의 마침표를 대신 하기 위한 듯, 이 곡의 특징은 교향악인데도 전체 곡의 후반인 4악장 말이에 기악이 아니라 성악이 들어 있다는 것, 합창이 들어가서 제목이 합창인지 합창이라는 제목으로 만들어서 합창을 집어 넣었는지, 이 곡은 한 예술가의 생의 마침표. 
놀라운 것은 생의 거의 끝 부분에서 그는 왜 새로운 길을 향해 발을 내 딛였을가다.
어느 글에서 앞 세대로 부터 베토벤까지 교향악이라는 기악의 형태는 모든 것을 이루었기에 베터벤은 새로운 것, 새로운 교향악의 시기가 되었음을 (또는 성악의 발전기)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는 했으나, 한 명의 예술가가 마지막에 자신의 걸어온 길의 끝을 새 길의 제안으로 마치고자 했다, 예술가는 예술가이다. 늘 새로웁지 않으면 죽음을 달라고 할 자들.

이 곡의 4악장은 정말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나도 듣고 아 이게 합창 교향곡이구나 알 수 있다. 하지만 나는 3악장이 너무나 좋았다. 관악기로 시작하는 악장, 난 관악기를 좋아 하는가 보다, 플릇인지 오보에인지 클라리넷인지 잘 모르지만 관악기로 시작되는 조용하고 부드러운 악장.
이 악장을 들으면 '내가 있는 곳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이 떠 오른다. 내가 있는 곳은 땅 아래인가? 땅인가? 하늘인가? 묻게 된다. 죽음을 받아 들이기로 하면 곁에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것들을 곁에 두고 싶어 한다던데, 죽음은 날 어디고 데려 갈려고 하는 것인가? 어디로 가기전 알아야 하겠다, "내가 있는 곳은 어디인가?" 나의 사랑이 있는 이 곳은 어디인가?.


"프르트 뱅글러랑 맞짱 뜰 만한 사람은 누구에요?" 전고수에게 물었다.
"토스카니니" 앨범 하나를 추천 받았다, 이 고수들이 추천하는 앨범은 왜 이렇게 구하기 어려운지.
"베토벤 8번은 짧다" 전 고수님의 말의 복선은 무엇이었을가.

이 앨범은 3일 기다리고 일주일을 들었다.

여기에는 레오나르 서곡 1,2번,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 교향곡 8번, 현악 4중주 16번.
짧다던 교향곡 8번은 좋았다. 좋은 것, 끝. 틀어놓으면 귀에 닿았다가 흘러 내렸다. 
대신 귀에 남는 것은 "09 Quartet No. 16 (Lento assai_ Viva"라고 적힌 곡이었다. 곡이 너무 좋았지만 검색해도 못 찾고 물었다, 전프로님 이게 뭐에요. 
"현악 4중주, 오케스트라로 편곡한거"
베토벤의 현악 4중주, 구글링해도 바로 뜨는 것, 잘 알려진 것, 나는 몰랐지, 그러나 귀에 자꾸 남았다. 이 곡은 합창 교향곡과 거의 같은 시기에 만들어 졌다. 
편곡이 좋은 걸 가, 지휘자가 좋은 걸 가,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처음 들어서일가, 이 앨범에서 듣고 유튜브에 있는 편곡 안된 현악4중주로 들었지만, 이 앨범에 있는 이 오케스트라 버전이 너무나 뭉실뭉실 거렸다.

지휘자 된 것 처럼. 자신이 지휘한다고 생각하며 이 음악들을 들어 보아라. 

그러며 뭔 가 새로운 음들이 들릴 수 있을 것이다.

Furtwängler dirigiert: 9. Symphonie d-moll (Beethoven) - März 1942

https://www.youtube.com/watch?v=7pszB5Ic2KA&list=PLJnlToMBFSImVhsg9OyfqlwwT39pM--Xq





*fall-떨어지다. 가을.
*베르나르 <상상력 사전> 애도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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