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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랑 Jan 03. 2024

뜨태기를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

뜨개인의 고질병(1)

뜨태기: 뜨개와 권태기를 합친 말로 뜨개를 할 때 겪는 권태기를 의미한다.


뜨개를 하다보면 다양한 이유로 뜨태기가 온다. 작품 속도가 너무 더뎌서, 편물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푸르시오를 여러번 했을 때, 편물에 질려서 등등등. 또 나는 우울증으로 인한 무기력이 자주 오는 편이어서 특별한 이유 없이도 뜨태기가 오곤 한다.


뜨태기가 오면 편물과의 눈치 싸움이 시작된다. 책상 위, 의자 위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직 옷은 아닌 무언가와 그걸 무시하는 나.


뜨태기를 극복하는 데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그 중에서 내가 효과를 본 방법은 두 가지다.


1. 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뜨개를 하지 않는 방법이다. 뜨개를 하지 않고 몇일이 지나면 마음이 콕콕 찔리기 시작한다. ‘지금 끝내야 하는 작품이 몇갠데 아무것도 안 하는 거야!’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면 심심해서라도 다시 뜨개를 하게 된다. 그리고 뜨개를 놓으면 아이러니하게 뜨개가 하고 싶어진다. 계속 붙어있으면 소중함을 잊게 되지만 멀어지면 그리워지는 사람의 이상한 심리랄까.


2. 일단 시작하고 미친듯이 한다.

첫번째 방법과 정반대되는 방법이다. 사실 첫번째 방법은 무기력이 와서 정말 아무것도 못 하겠을때 쓰는 방법이고 다른 이유로 뜨태기가 오면 이 방법을 사용한다.


일단 바늘을 잡는다. 그리고 이 작품을 오늘 안에 끝장내겠다는 정신으로 뜨개만 한다. 보통 뜨태기는 레글런 늘림만 계속하거나, 메리아스 뜨기만 계속하는것처럼 특정 구간이 계속 이어지는 때 오는 경우가 많아서 그 구간을 벗어나겠다는 마음으로 뜨개를 한다. 그렇게 한 구간씩 정복하다보면 어느새 작품이 완성되어 있다. 그리고 FO(작품을 끝내는것)를 하면 CO(작품을 시작하는것)를 하고 싶은 게 뜨개인의 또다른 고질병이라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뜨태기를 극복할 수 있게 된다.


뜨태기를 극복하는 여러분들의 방법은 무엇인가요? 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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