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절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합니다. 부처님을 생각하고 중생을 생각하며 절 할 수 있어서 고맙습니다. 지금 이상기온으로 폭우가 내려서 전국적으로 재산피해를 입고 사망자가 나오고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아침에 일어나 절하고 오후에 명상을 할 수 있으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아침을 맞이하고 낮에 쉬고 일하고 오후에 출장을 갈 수 있으니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손가락에 작은 생채기만 나도 아프고 불편한데 집안에 물이 들어오고 축대가 무너지고 집안에 흙이 가득한 집에서는 얼마나 불편하겠습니까. 일상의 삶이 정 반대의 상황으로 바뀌는 수해, 재난은 우리를 많이 힘들게 합니다.
어려서 농토에 물이 가득하여 고생을 하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르고 그 다음해인가는 가을에 비가 많이 내려서 베어놓은 벼가 물위에 둥둥 뜨는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선합니다. 그것이 풍수해라는 것이었고 그해 농사는 절반으로 감수되어 소득에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용케 밥먹고 옷입고 잠자고 공부해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이후 중고를 거쳐 대학, 대학원을 마치게 해 준 것은 운명이라는 힘이 작용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 힘이 부처님의 가피에서 나오고 우주의 운영 시스템이 그래도 몇가지는 남겨주기에 생존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우리의 생존에 필요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닌줄 압니다만 그중에서 가장 급하게 소중한 것은 공기중 산소, 땅속의 물, 흔들리지 않는 대지, 비를 피하는 집, 추위와 더위를 콘트롤하는 옷입니다. 그래서 의식주라 하는데요, 우리는 요즘 주, 식, 의의 순서로 가기도 하고 어느 다른 이는 삶에서 의, 주, 식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배고파서 고생하던 사람들의 손자, 증손녀들은 다이어트 한다고 밥한숫가락에 야채샐러드 한접시를 먹고 두끼를 버티기도 한답니다.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하던데 중간중간 간식을 많이 먹고 제 끼니에서만 굶는다고 하니 모순이 한가득합니다.
세상이 변하고 바뀌어도 인간의 삶의 기초를 유지하게 해주는 자연과 신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살아야 하겠습니다. 불교신자는 부처님의 가피에 감사드리고 크리스찬은 하나님의 축복에 감사하고 카톨릭신자는 천주님께 가슴 울리는 기도를 올리며 감사하여야 하겠습니다. 알라신도 그들을 지켜주십니다. 단군할아버지를 숭배하는 이도 있고 산신의 베품을 얻기 위해서 산신제를 지내기도 합니다.
기우제를 지내는 인디언 추장이 비가 내릴때까지 3년가까이 기도를 했다고 하니 신은 쉽게 우리의 삶을 이끌어주시기 보다는 어느정도 기다림도 필요하다는 전제를 가지고 사랑을 베푸시는 것으로 봅니다. 그러니 다소간의 재난은 스스로 극복해 나가고 조금 큰 재난앞에서는 인간의 존재가 작은 것임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이번 재난으로 피해를 입으시고 고생을 하시는 분들에게 모든 신이 힘을 내려주시기를 바라옵고 큰 피해없이 우산쓰고 외출하고 자동차 윈도우브러시 삑삑소리를 들으며 물이 들어찬 하수구 인근을 무리없이 통과한 분들 역시 신의 가호에 감사드리시기 바랍니다. 이 모든 일이 신의 뜻으로 진행된다는 생각이 들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오늘아침 신의 뜻에 따라서 아침을 맞이하고 비가 내리면 우산을 쓰고 물이 깊으면 장화를 신고 묵묵히 나의 미래, 앞길을 향해 나가야 하는 인간의 운명을 다시한번 마음에 새기고 공감하고 받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