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unjoo Jan 10. 2024

거대한 정치사의 흐름을 한 권에 담다.  

톰 버틀러 보던의  ≪세계 정치학 필독서 50≫을 읽고, 책 서평   

책이 정말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그렇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톰 버틀러 보던입니다. 그는 큐레이션을 통해 철학, 경제학 등의 명저에서 발췌한 중요한 내용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펴낸 '50권의 고전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톰 버틀러 보던(Tom Butler Bowdon), 과연 그는 무슨 근거로 이렇게 주장하는 것일까요? 보던이 내세우는 근거를 만나볼 수 있는 반가운 책이 나왔습니다. 철학, 경제학, 경영학 시리즈에 이어 정치학 명저 50권을 모아 한 권으로 펴낸 센시오 출판사의 필독서 시리즈,  


≪세계 정치학 필독서 50≫


바로 이 책입니다. 모두 550쪽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에서부터 육류 가공업계의 비인간성을 폭로한 업튼 싱클레어 ≪정글≫까지, 방대한 2,500년 정치사의 거대한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그야말로 정치학 필독서입니다.


철학은 영혼을 살찌우는 학문, 경제학은 육체를 살찌우는 학문입니다. 그렇다면 정치학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풍요로운 삶을 위한 여정, 지금부터 출발합니다.


PART 1, 정치지도자는 어떻게 국가를 변화시키는가. PART 2,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 PART 3, 정치권력은 절대 한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PART 4, 정치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인가. PART 5. 인간 평등을 위한 정치 투쟁의 역사. 마지막 PART 6. 시민이 행동해야 정치가 바뀐다.  

    

모두 여섯 파트로 나누어진 구성을 통해, 보던은 국가의 존재 이유와 정치의 진정한 목적, 그리고 정부와 시민의 역할에 대해 50권의 명저에서 발췌한 내용을 토대로 논의를 펼칩니다. 2,500년 세월을 풍미한 사상가와 실천가를 망라한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정치 철학의 발전과 자신에 대해 통찰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

      

[세계 정치학 필독서 50, 센시오, 2023]


국가의 존재 이유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모두 자유롭고 평등하며 독립적이다.” 고전적 자유주의의 아버지라 불리는 존 로크의 말입니다. 군주의 권력보다 국민의 권리를 강조한 존 로크는 ≪통치론≫을 통해, 자유주의의 탄생을 선언합니다.


절대왕정과 가부장이 기반이던 시대에 그의 철학은 왕에게 부여된 신성한 권리를 자연권을 가진 개인에게 돌려줍니다. 또한 그는 자유경제와 재산권 때문에 도덕적 책임감이 끝나는 것이 아님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로크의 사상은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해 현대를 사는 우리가 깊이 새겨야 할 정치철학입니다.

     

“여유 있는 자는 반드시… 가진 게 없어서 죽을 수도 있는 위험에 빠졌다는 그 다급하고 우선시되는 자격을 가진 이들에게 베풀어야 한다. … 재분배의 자연법으로 균형을 맞춰야 한다.


물론 사람은 저마다 다른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자유는 불평등보다 앞서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욱 관대해야 한다.”(pp.45~46)     


[세계 정치학 필독서 50, 센시오, 2023]


정치의 진정한 목적과 정부의 역할


“사람들은 서로의 개인적인 자유와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연대한다. 그것이 본질적으로 법이 존재하는 이유의 전부다.”(p.308) 프레데리크 바스티아가 말하는 법의 존재 이유입니다.


애덤 스미스의 영향을 받은 바스티아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국가는 “개인의 최대 자유와 결합한 도덕적 기반을 갖춘 최소국가”입니다. 사람들이 국가에 기대하는 유일한 것은 안전이며, 개인에 대한 불법적인 침탈 행위 또는 다른 나라의 공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 주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라고 주장합니다.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자기 능력을 발휘하고 자유롭게 성과를 관리하며 즐길 수 있다면, 사회 발전은 끊임없이 연속적이며 필연적으로 일어날 것이다.”(p.309)

    

물론 바스티아의 주장처럼, “법이 국가의 발전과 이익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폭력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의 재산을 지켜주는 도구”(p.310)로서 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전제가 바탕이 되어야겠지만 말입니다.

     

[세계 정치학 필독서 50, 센시오, 2023]


“자유는 그 자체로 가장 고귀한 정치적 목적이다.” 역사를 자유가 증가하는 과정으로 인식한 역사학자 존 달버그 액턴의 말입니다. 액턴은 역사에는 조직적이고 보증된 자유의 방향으로 향하는 “진보의 향상성”이 존재한다고 봤습니다.


그렇기에 자유의 역사는 “인간의 권력으로부터 인간이 해방된 역사”이며, 자유는 민주주의나 평등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바스티아의 법에 대한 철학과 액턴의 자유에 대한 사상은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사람들에게 정치의 진정한 목적과 정부의 역할에 대한 고민의 시간을 갖게 해줄 것입니다.  

    

“자유란 모든 사람이 권위와 다수의 사람, 관습과 의견의 영향력에 저항해 자신의 본분이라고 믿는 행동을 하면서도 보호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것이라고 정의했다.”(p.351)     


[세계 정치학 필독서 50, 센시오, 2023]


정치 주체로서 시민의 역할      


≪침묵의 봄≫을 쓴 레이첼 카슨은 이렇게 말합니다. “방사선에 경악하면서도 어떻게 환경 곳곳에 널리 뿌려놓은 화학물질이 끼치는 똑같은 영향에는 무관심할 수 있는가?” 카슨은 ‘내일을 위한 동화’로 시작되는 이 책을 통해,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정치적 쟁점인 환경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사람이 환경을 결정하게 된 기간은 장구한 지구의 역사에서 아주 미미한 순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사람이 자연에 뿌려놓은 독성물질은 먹이사슬을 통해 피라미드의 가장 상층부에 있는 사람에게 침투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세계 정치학 필독서 50, 센시오, 2023]

 

레이첼 카슨은 환경에 대한 인식이 미천하던 시대에 사람들과 정부, 기업 세력과 충돌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책으로 펴내고 행동했습니다. 저자는 카슨을 “자연을 선의의 정치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준 사람”이라고 평가합니다. 카슨의 행동은 지금 우리에게 시민으로서 역할에 대한 인식을 깨우치는 표본이 아닐까요?


“오늘날에도 ≪침묵의 봄≫을 읽으면서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디에서 유래했고, 어떤 조건에서 생산되었는지, 그리고 집 주변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이 안전한지 여부가 궁금해질 것이다. 그것이 카슨이 우리에게 남긴 유산이다.”(p.510)     


[세계 정치학 필독서 50, 센시오, 2023]


“정치는 이 책으로부터 무르익고 이 책에서부터 바뀌었다!”


정치는 특별한 사람만이 하는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매일이 정치입니다.     


프랑스 혁명을 일으킨 장자크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과 오늘날 환경 운동의 도화선이 된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 사람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바꾼  우리 삶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친 책들입니다.

    

≪세계 정치학 필독서 50≫, 저자의 자유주의 정치 철학이 녹아 있는 이 책 또한 독자들에게 발 딛고 있는 사회와 자신의 가치관, 삶의 태도에 대한 고민을 통해 인식과 일상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세계 시민으로서 자질을 갖추기 위해서도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입니다.      


“원산지가 불분명하거나 미심쩍게 저렴해 보이는 제품을 사지 않는 것도 우리의 능력이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소비하는 것들을 만들어내는 것은 단순히 기술이나 자본이 아니다. 바로 사람이다.”(p.522)


#세계정치학필독서50 #톰버틀러보던 #센시오 #서평단

by eunjoo [세계 정치학 필독서 50, 브런치's 책 서평]


작가의 이전글 당신의 잠재력을 깨울 시간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