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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어린이 Dec 31. 2023

새해 소망

직원들에게 “우리 꼭 새해에 만납시다.”라고 말하고 퇴근했지만, 주말 내내 만나게 되었다.     

 

위암 환자 수술 문합부의 결손에 대해 검사를 하고 그 옆에 배액 관을 신경 써서 두 개를 넣고 나오는 길에 와이프와 처제 또래로 보이는 두 딸과 엄마가 시술 방 앞에서 전전긍긍하며 울고 있는 모습을 보니, 내가 시술한 이 환자분도 평범한 가정의 한 가장이라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2023년 개인적으로는 다사다난했던 해였다.      

모든 시술을 선의를 가지고 했다고 자부하지만, 그 결과는 다 좋지는 않았고 그 과정에 힘듦도 많았다.      



하느님, 저에게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차분한 마음과

제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와

언제나 그 차이를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커트 보니것 <제 5 도살장> 에 나오는 글귀처럼      


새해에는 용기와 무모함을 분별하는 지혜를 가지고 모든 시술에 선의를 가지고 하기를

그리고 바꿀 수 없는 결과를 차분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를      

더불어 사랑하는 가족과 아프지 않고 행복하기를 빌어본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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