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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범 Aug 11. 2024

우리 애들이 노는건가요?

-놀이행위와 싸움의 차이-

2024년 8월 10일 근무를 끝마치고 친구를 보러 대구의 한 반려견 운동장으로 갔습니다. 반려견 운동장인만큼 다양한 반려견들이 방문하였고 반려견들은 서로 부딪치기도 피하기도하며 그들만의 놀이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유유자적 걸어 다니며 보호자들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직업 특성상 반려견에 대한 질문을 몇몇 받았었습니다. 그런데 그중 가장 많이 받게 된 질문이 있었습니다. 바로 내 반려견이 운동장에서 다른 반려견과 노는데 이게 노는 건지 싸우는 건지 모르겠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반려견을 공부하고 개의 몸짓언어에 대해 알고 있었던 저는 그들이 상호작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것이 노는 건지 싸우는 건지 아니면 곧 싸움으로 넘어갈 것인지 비교적 쉽게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보호자분들은 이러한 지식이 비교적 미약하다 보니 분명히 잘 놀고 있는 것인데 싸움인 줄 알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보호자분들이 흔히들 오해하시는 반려견의 바디랭귀지 몇 가지를 살펴볼까 합니다.


이 친구들은 싸우는걸까? 노는걸까?

우선 이를 설명하기에 앞서 우리는 간단하게나마 왜 놀이행위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놀이행위가 가져다주는 효과는 단순히 즐거움에 그치지 않습니다. 육체적 정신적 행위를 통해 신체 능력을 향상하거나 사회 속의 규칙이나 예의범절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놀이행위의 중요한 점은 미래에 하게 될 행위를 미리 연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놀랍게도 개들의 놀이행위를 살펴보면 그들이 싸울 때 하는 행동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으르렁거리는 행동, 상대의 몸에 올라타는 행동, 이빨을 쓰며 서로 치고받는 행동, 털을 곤두세우는 행동, 몸을 움츠렸다 달려드는 행동 등 실제로 놀이행위는 싸울 때 하는 행동과 비슷합니다.  

   

이는 실제로 놀이행위를 통해 사냥하는 방법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의 반려견들은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냥을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늑대였던 시절 그들은 사냥하는 방법을 배워야했고 이를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는 수단이 바로 놀이행위였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놀이행위와 싸우는 행동은 유사한 것입니다.


노는것과 싸우는것은 꽤 유사하다.

대표적으로 보호자분들이 오해하시는 놀이행위를 몇 가지 정리해보겠습니다. 


1. 으르렁거리는 행동(Growling)


반려견들끼리 놀다보면 또는 장난감을 물고당기는 터그놀이를 하다보면 으르렁거리는 소리는 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몇몇 보호자분들은 이 으르렁거리는 행위를 단순히 위협한다고만 생각하셔서 놀라시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으르렁거리는 행동(growling)은 경고 뿐만이 아니라 기분이 좋을 때 내는 소리이기도 하기에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2. 올라타는 행동(Mounting) 


으르렁거리는 행동과 마찬가지로 반려견들끼리 놀다 보면 상대의 몸에 올라타는 행위 즉 마운팅(Mounting)을 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반려견들의 이러한 행동을 보면 보호자들은 놀라 급히 떼어내려 하시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는 마운팅을 단순히 성적인 행동으로 해석하기 때문이지요. 사실 성적인 행동을 의미하는 행위는 험핑(Humping)이라고 따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반려견들끼리 놀이 행위를 할 때 하는 마운팅은 성적인 행위는 아니이기에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단, 놀이행위 일지라도 몇몇 반려견들은 타 반려견이 자신의 몸에 올라타는 것을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이러면 보통 으르렁거리거나 상대를 떨어뜨리려고 하는 행동들을 보이지만 그러한 행위를 함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지속적으로 올라타려고 한다면 보호자분이 개입하여 막아주실 필요가 있습니다.(그렇지 않으면 싸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친구들의 몸은 매우 이완되고 가벼워 보인다.

이러한 행위 하나하나의 의미를 알고 계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놀이행위와 싸움행위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전체적인 몸짓언어들이지요. 예를 들어 놀이행위는 편안할 때 나오는 행동이기 때문에 몸이 전체적으로 이완되어 있고 숨을 안정적으로 내쉰다는 점이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싸우는 행위는 긴장될 때 나오는 행동이기 때문에 몸이 전체적으로 경직되어 있고 숨이 가쁘거나 아니면 순간적으로 숨을 참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개의 바디랭귀지를 어느정도 숙지하시고 계시고 관찰이 되신다면 단순히 놀이와 싸움행위를 구분하는 것에 그치지 않으시고 놀이행위를 하다가 과열되어 싸움으로 넘어가는 순간도 포착하여 예방할 수 있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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