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여기까지 읽었다면,
마케팅이 어려운 이유는 사장님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걸 이미 알고 있다.
광고를 몰라서, 트렌드를 못 따라가서, 감각이 없어서가 아니라
장사를 하는 사람에게 너무 많은 걸 동시에 요구하는 구조 때문이라는 것을 말이다.
장사는 매일매일이 선택의 연속이다.
오늘도 광고를 켤 것인지,
대행사의 말을 믿을 것인지,
가격을 내릴 것인지,
아니면 버텨볼 것인지,
그 선택 앞에서 사장님은 늘 혼자였다.
결과가 좋으면 ‘운이 좋았다’는 말을 듣고,
결과가 나쁘면 ‘왜 그렇게 했냐’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래서 이 책은 정답을 주려고 하지 않았다.
대신, 헷갈리지 않을 기준을 남기고 싶었다.
장사는 누군가를 이기기 위한 싸움이 아니다.
남들보다 앞서가야만 살아남는 게임도 아니고,
트렌드를 놓치면 끝나는 시험도 아니다.
장사는 결국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속도로,
내 가게를 오래 데리고 가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덜 불안해지고,
덜 휘둘리고, 덜 다치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다 읽었다고
사장님의 장사가 갑자기 쉬워지진 않을 것이다.
여전히 매출은 출렁이고,
광고 전화는 오고,
주변에서는 또 다른 ‘정답’을 말하겠지만,
그래도 이제는 흔들리면서도,
최소한 왜 흔들리는지는 알고 흔들리게 될 것이다.
아무도 대신 책임져주지 않는 자리에서,
아무도 정확히 가르쳐주지 않는 판 위에서,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곳에서,
그래도 매일 가게 문을 열어온 것 만으로
사장님은 충분히 대단하다고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이 책이 사장님의 장사를 대신해주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혼자라는 느낌은 덜어드렸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