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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로니 Jul 31. 2023

초보 작가의 글쓰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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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ete, Delete, Delete…”

딜리트 버튼과 백스페이스 버튼을 무한정으로 눌러대고 있었다.

걸음마가 필요한 아기가 달리기를 하려고 하니, 주저앉기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넘어지는 연습은 어른이 된 후에 더욱 무섭다. 실패의 아픔을 알기에 시도조차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크다.

끔찍이도 실패를 싫어했던 나는 어렸을 때부터 ‘나름의 완벽주의자’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누군가에게 허점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 열등감이 숨어져 있었던 건 아닌가 싶다.


글쓰기를 시작한 후, 다른 사람의 글을 읽다 보면 감탄이 나온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어떻게 하면 이렇게 쉽고 자상하게 풀어쓸 수 있을까?’

부러움은 절망으로 이어지기 일쑤였다.

걸음마를 하려면 근육이 필요했다. 나는 마음의 근육도 글쓰기의 근육도 아직 자라지 못했다.

이미 시작한 글쓰기를 접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한국 내 중국 인사관리의 현실을 생각했을 때 국가에 공헌해야 한다는 사명감까지 느끼고 있었다. 훗날 이런 마음이 책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겠지만, 글쓰기를 시작하는 초보작가인 나에게는 엄청난 심리적 부담이었다.


글쓰기가 이어지지 않으면 책을 읽었다. 물론 수필이나 소설은 아니었다. 전문서적을 읽다 무릎을 탁 쳤다.

‘흐름을 모방하자.‘

‘이 작가의 문체와 전개를 따라서 써보면 풀릴 것 같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행동을 보고 따라 한다. 초보 작가인 나도 어른들의 글쓰기를 배워 근육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실패를 경험해야 마음의 근육이 생기 듯 두려움 없이 써내려 가는 연습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글쓰기는 흐름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많은 작가들이 글의 중간에 묘사와 인용, 개인의 감정을 넣는 작업을 하지만 흐름의 일관성은 꾸준히 유지한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을 독자가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도록 글을 유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그날부터 나의 글쓰기는 2페이지를 넘어 10페이지를 향해가고 있었다.


어느덧 겨울이 찾아왔다. 창밖의 모습은 모든 열기를 삼킬 듯 차가운 모습으로 변해있다. 첫눈이 쌓인 곳에 첫 발자국을 찍어 보았다. 내 글쓰기의 첫걸음도 이렇게 아름답겠지?


글쓰기는 참 신기한 것 같다. 생각을 정리하게 만든다. 마음속에 있는 갖가지 상념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느낌마저 든다. 삶에 정답이 없듯이 글쓰기도 정답은 없는 것 같다. 문체도 다양하고 감정의 표현과 다듬는 정도도 다르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글을 사랑하는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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