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오찬호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
- 납작이라는 단어는 이 책을 관통하는 키워드지만 처음엔 고민이 많았다. 그런 표현을 하는 나는 얼마나 두터운지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타인의 입체적 인생을 작은 상자에 폭력적으로 눌러 담아 납작하게 찌그러트리는 말과 행동이 당당한 시대, 이 무례한 반지성주의를 어찌 납작하다고 표현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 한국인들이 관계에 지치는 건, 그저 주거니 받거니 하는 대화가 늘 어그러져서일 거다. 그런 말 들으려고 한 말이 아닌데, 이상한 말이 돌아오는 순간이 어찌 편안하겠는가, 어렵사리 "파이팅!"을 외치는 사람 앞에서 그런 표현은 영어에 없다면서 맥을 끊는 사람이 되지 말자.
- 살아남기 위해 잃어버린 것들... 자기 계발 열심히 할수록, 타인에게 날카로워지는 모습은 인간성의 소실일 거다. 학력 차별 비판에, 공부 못해서 그런 걸 어쩌란 말이냐면서 무섭게 반박하는 모습은 여기서 발현된다. 부자가 되고 싶은 강박에 빠질수록, 가난한 사람이 가난한 건 다 이유가 있다고 말하게 되는 건 사회구조를 바라보는 눈이 소실되었기 때문이다.
추천 포인트:
- "특정 집단이 겪는 부당한 대우는 난데없이 심각한 형태로 등장하지 않는다."는 아리안 샤비시의 말로 시작하는 이 책은 우리의 구부러진 생각들에 망치를 들이댄다. 당신의 생각이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것은 아니냐며 강하게 내리치기에 어떤 부분에선 반발하게 되고 어떤 부분에선 맞은 머리를 문지르며 '아, 그렇구나!'하고 깨달음을 얻게 된다.
5부로 구성된 이 책의 소제목은 '성차별을 이야기할 때 쏟아지는 말들', '살아갈 권리를 조롱하는 말들', '나의 기분만 생각하는 말들', '성공 아니면 실패라는 말들', '사회를 뒤로 돌리는 말들'이다. 각기 다른 경험을 했기에 서로 다른 생각들을 가지고 있겠지만 이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생각해 보고 토론해 볼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꼭 읽어보고 자신과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되는 계기로 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