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방의 기적
엄마가 글을 쓰다 보니까, 아무래도 작가 친구들을 자주 만나게 돼.
나나 그들은 아직 무명작가들이라 그런지,
“내 대표작 하나로 유명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말을 참 자주 하게 되더라.
어느 날 한 친구는 이렇게 말했어.
“난 제대로 된 거 한 편만 쓰고 싶어.
하나로 끝. 멋지게. 그게 진짜 작가지.”
엄마도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지.
예술가들이 흔히 빠지는 환상, 엄마도 거기에 빠져 있었거든.
“나도『백 년의 고독』 같은 작품 하나만 쓰면 된다.”
“『앵무새 죽이기』처럼 단 한 편으로 기억되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야.
그래서 한동안은 단 한 방의 기적을 기다리며 글을 썼지.
글을 쓰다가 마음에 안 들면 그냥 멈췄어.
“이건 아니야. 이렇게 써선 안 돼.”
왜 그랬을까?
내 글은 잘 못 써도, 보는 눈은 있었거든.
어떻게 써야 한다는 이론적 지식도 있었고.
그런데 그게 오히려 발목을 잡더라.
결국 엄마는 글 한 줄도 끝까지 못 쓰는 사람이 되어 있었단다.
그런데 정말 웃긴 건 말이지.
엄마가 부러워하던 그 작가들조차,
단 한 작품으로 성공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거야.
마르케스는 『백 년의 고독』을 쓰기 전까지 10년 넘게 습작과 단편을 썼고,
하퍼 리조차 『앵무새 죽이기』 이후 수많은 미완성 원고를 남겼더라고.
게다가 그 한 권조차도 수십 번의 개고 끝에 완성된 거라더라.
그 사실을 알고 나서, 엄마는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지.
“개똥 같은 글이라도 일단 쓰자.”
“초고는 90%가 버려진다잖아.”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하면서, 매일매일 글을 쓰기 시작했어.
힘을 빼고, 완벽을 포기하고, 부족한 채로 써나갔지.
그랬더니 조금씩 변화가 생기더라.
우선 초고가 생기고,
그걸 바탕으로 다시 생각하고 고쳐 쓰고, 또 고치고.
그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까, 어느새 글쓰기 근육이 생기기 시작했어.
그렇게 한 편, 또 한 편…
엄마의 동화들이 만들어지더라.
이제 엄마는 믿어.
한 방은 없지만,
한 편 한 편 쌓아가는 내가 결국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걸.
그래서 지금도,
엄마는 오늘 쓸 글을 열어.
아무도 읽지 않을지도 모르는 그 글을,
조용히, 묵묵히 써나가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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