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친구들과 함께 만든 추억
인도에서 맞이한 딸, 아들의 생일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하루 차이로 생일을 맞는 두 남매를 위해 일본 친구 10명을 초대해 함께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작년에 일본집이 너무 작아 파티를 못해줬던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던지라 특히 이번 파티준비를 하면서 행복해할 아이들을 생각하며 내가 더 행복했는데 문득초등학생 때 엄마가 나를 위해 준비해 주셨던 생일파티가 떠올랐다. 아마 4학년 때쯤이었던 것 같은데 그때 기억이 지금도 선명한 것은 나의 생일 얼마 전 부모님께서 사기를 당했었기 때문이다.
철이 없던 나는 생일파티 해달라고 엄마한테 졸랐었다. 엄마는 그토록 원하는 생일파티를 열어주셨고 친구들을 초대해 맛있는 음식도 해주시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셨다. 비록 힘든 상황이지만 자식의 기쁨을 위해서 기꺼이 생일 파티를 준비했을 엄마의 마음이 느껴져 코끝이 찡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나의 아이들을 위해 준비하는 마음이 그 시절 엄마의 마음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부모가 되어봐야 부모 마음을 깊이 알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그 사랑이 한없이 소중하고 감사하다.
나는 아이들을 위해 무슨 이벤트를 할까 고민하다가 놀이터에 몰래 보물을 숨겨놓고 찾아보라고 했다.
모두가 흥미진진하게 보물을 찾기 시작했고 보물을 찾은 아이들은 소소한 선물을 받으며 어찌나 즐거워하던지 미리 준비하길 잘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했다.
이어서 한국의 대표 음식인 김밥 싸기 체험이 이어졌다. 먼저 나의 딸이 시범을 보여주었는데 일본 친구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김밥이었지만, 준비된 재료를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말아보는 과정은 뜻깊었고 또 생각보다 김밥을 잘 만들어서 놀랐다.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김밥을 자랑하며 맛있게 먹었고, 한국의 전통 음식을 함께 나누는 순간은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일본 친구들과 함께 인도에서 맞이한 생일파티가 우리 아이들에게도, 친구들에게도 소중한 추억이 되었길 바라며 비록 국적은 다르지만 특별하고 좋은 인연으로 오래도록 이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