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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래곤 아저씨 Jul 21. 2023

40대 뇌졸중 환자의 뉴노멀
일상트랙 진입기록

뇌졸증으로 무너진 삶의 재건 과정, 뇌졸중에 대한 이해와 대처기록 

일단 이 글을 쓰게된 동기는 와이프가 이 이야기를 써보라는 추천도 있었고, 생각을 해보니 내가 뇌졸중에 걸렸을 때 이 병은 도대체 무엇이고, 난 어떻게 되는 건가? 라는 막연함과, 병원에서 딱히 해줄게 없어 퇴원을 시키고 난 후, 난 아직 고장나 있는 상태 같은데 혼자 뭘 어떻게 해야하는 거지? 라는 두려움이 있었으나 아무에게도 물어볼 곳도, 이야기를 들을 곳도 없다는 것이 참으로 막막하고 힘들었다는 생각이 들어, 그런 분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글을 쓰자니 뇌졸중에 걸리신 분들은 글을 읽는 것도 더군다니 작은 스마트폰으로 글을 읽는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한편으로는 환자 당사자도 좋지만, 그 주변인, 주로 가족분들이 알면 도움이 되거나 좋을 것 같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적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에는 전체적인 글의 내용과 목적은 뇌졸중으로 잃어버린 각자의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한 노하우? 아니 기껏해야 나의 사례 경험담 정도겠다. 허나 조심스러운 것은 어떤 의학적인 판단이 필요한 것들 같은 경우 이 글만을 보고 판단하는 우를 범하실까봐 지레 걱정되는 부분이 있어, 이런 부분들에 대하여 조심스럽게 언급하고자 노력하려 합니다. 해서 의학적 판단에 의한 회복이나 치유 이런 방향성보다 어떠한 마음가짐과 정신적인 극복 그리고 일상에서의 재활과 생활에 있어서의 영향과 관리 등의 멘탈과 관리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  적절해 보입니다. 읽는 분들도 그러한 부분을 인지하여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찌 돼었든 뇌졸중으로 손상된 뇌는 이전 아프기 전의 뇌로 다시 돌아갈 수 없지만 우리는 본능적으로 아프기 이전 삶을 갈망하고 돌아가고자 할 터이니, 그러한 욕망과 결과에 좀 더 가까이 가기 위한 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0년 한해 뇌졸중 환자가 60만명에 육박했다는 통계자료도 그렇지만, 실재 재활치료를 오랫동안 받아왔던 한의원 원장도 요즘 뇌졸중 환자분들이 점점 늘고 있는데, 나이대가 점점 더 폭 넓어 지고 있다고 개인적으로 말한 부분을 봐도 점점 그 수가 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기에 그분들과 그 주변 가족과 가까운 지인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써보고자 최대한 노력할 것 입니다. 현재로서는 총 7편으로 구성하여 쓰려고 하는데, 쓰는 과정에서 더 늘어나거나 보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P1. 갑작스런 뇌졸중의 습격과 극적인 골든 타임의 순간      

46에 결혼하다는 건 내 삶에 계획도 상상도 해본적 없던 일이다. 아니 어쩜 결혼 자체가 내 삶에 어딘가에 자리잡고 있을 거라는 생각을 안한 것 같다. 그렇다 보니 비혼이니 결혼이니 이런 노선 자체를 선택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고, 걱정 어린 눈빛으로 보는 주변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음에도 별 개의치 않았던 듯 하다. 속된 말로 난 개념이 없는 녀석이었다. ‘생각없는 자유인’이 아무래도 간단히 정의할 수 있는 나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또 마침 종사하는 분야가 예술계통의 일 (공연기획)이었다 보니 나의 그런 모습은 딱히 눈에 뛰거나 두드러지게 눈에 튀거하 하지 않는 보호색의 효과도 있었던 듯하다. 어쩜 본능적으로 이렇게 살아야 내가 살아 남을 수있다고 선택을 해 온건가? 싶기도 하다. 어쨌든 같은 예술분야 아티스트 창작자로  살아가는 한 살 연상의 와이프를 만나, 그녀의 리드로 46이라는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하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혼자 사는 한 15년 기간의 시간동안 나는 몸안에 수 많은 독을 키워오며, 나의 몸을 관리하지 못하고, 어떻게 하는 건지도 잘 모르는 무지렁뱅이 였던 듯 하다. 요즘 심심치 않게 나오는 고독사 사건 뉴스를 듣다보면, 의외로 노년 층 이외 중년 층도 많고, 여성보다는 남성들이 훨씬 많다고 통계가 나오고 있다. 그런걸 보면 내가 일반적인 통계에서 그리 떨어지는 별난 경우는 아니었던 듯 한데, 왜 남자들은 혼자 자신을 케어하는 것에 더 약한 모습을 보일까 생각 해보면, 어릴 때 부터의 교육과 가정환경이 중요한 것 같다. 교육과정에 가정이나 실습이런 것들이 큰 도움은 안되겠지만 서도 그래도 최소한의 지식을 쌓아가고, 집안에서도 여성들은 음식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중요성을 어느정도 익히며 자라는데는 최소한의 도움이 될 것이란 예상을 해본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이런 것 좀 못해도 괜찮은 거라는 잘못된 개념을 자꾸 체득하며 혼자 나이들어 가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며, 앞으로도 중년 남성의 고독사는 심심치 않게 뉴스에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해본다. 40중반의 독신 생활에 익숙해 질 무렵, 난 왠지 평생을 혼자 살 수도 있겠다는 예감을 하였고, 그러면 어떠한 준비를 해야할까 라는 그래도 이제까지와는 좀 다른 ‘대비’라는 해야할 것 같았다. 무의식 깊이 느끼는 생존본능 같은게 아니었을까 한다. 피곤하고 귀찮으면 편의점 도시락으로 식사를 때우고, 뭔가 특별식이 필요할 것 같으면 치킨이나 족발 같은 배달음식으로 연명을 하는 나는 유통기한이 짧을 것이라는 불안이 싹트고 있었을 것이다. 알쓰라 술은 안먹었지만, 담배도 많이 피우고, 매년 나이테 키우듯 허리둘레를 키우는 것은 스스로 병들고 있음을 조금은 인식하고 있었으리라. 30대부터 회사에서 주말 근무나 야근을 할때면, 짜장면과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부지기수인 시간을 켜켜이 쌓아 나가며 나는, 그리고 아마도 여전히 많은 1인가구 세대주들이 그렇게 병들어 가고 있을 것이라 추측된다. 어느날 각성을 한 듯이 ‘요리를 해야겠다!’라고 다짐을 했다. 평생 뭐 하나 제대로 만들어 본적도 없는 내가 혼자 삶을 살아가기 위한 준비로 첫 과제를 스스로에게 던졌다. 

  그날부터 유튜브나 블로그 같은 걸 뒤지며, 혼자 사는 사람이 건강 챙기며 하기에 적절해 보이는 메뉴들을 보기 시작했고, ‘샐러드’라는 걸 난생 처음 만들어 보았다. 사실 생존을 위한 절박한 혼자살기 스킬 습득정도의 몸부림이었지만,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1인가구 증가추세의 대한민국 남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혼자 살아가기 위한 필수 생존전략과 셀프케어 방법들에 대한 교육과 지식들을 공기관들에서 많이 보급하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인생 참 모르겠는게, 나는 마음을 먹고 혼자 살아갈 준비를 하니 한 여자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리드로 후다닥 결혼이라는 걸 하게 되리라는 건 꿈에도 생각을 해본 적이 없던 사건이었다. 그렇게 2019년 46의 나이로 항상 가서 돈내고 뷔폐음식 평이나 하던 내가, 나의 결혼식의 주최자가 되어 남들 많이 하는 그 결혼식이라는 걸 드디어 나도 하게 되며, 내 인생은 전혀 다른 국면으로 2막을 열게 되었다. 

  2020년 10월 평화로운 가을날, 집청소를 하려고 진공청소기를 돌리다가 갑자기 너무 어지러워 소파에 드러누워 있다가, 도저히 서 있을 수가 없어서, 침대에 누워 왜 이렇게 어지럽지 하고 침대에 누워 있지만 여전히 어지러움증이 심하게 지속되고, 급기야 구토 증상까지 생겨,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며 다시 누워 있는 것을 반복했다. 

  주말내내 누워 쉬면 좋아질거라 예상하며, 견디어 냈지만, 딱히 호전되는 것을 느끼지는 못하며 뭐가 문제인가 하는 의구심을 가졌다. 와이프가 이상하다며, 내가 고혈압으로 다니던 지역에서 젤 큰 병원에 진료 예약을 하였다. 나는 뭐 어지러운 것 가지고 병원 예약을 하고 그러나 하는 불평을 하였지만, 일단 예약을 했으니 가야지 하며, 병원을 가게 되었다. 

  나는 참 미련한 사람이다. 아픈 것 힘든 것 이런 것 표현못하고, 꾸욱 웅크리고 참아내는 것만이 살아갈 길 인 것처럼 행동하는 습관이 인이 박혀 버렸다. 그런데 살다보니 이런 습관이 도움이 되는 건 한 개도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장점이라곤 딱 하나 오랫동안 다닌 치과의사 선생님이 날 참 좋아한다 정도이다. 이건 몸과 마음에 다 해당되는 문제이니 혹 나와 같은 습관이 있으신 분들은 쉽지 않겠지만, 가능한한 빨리 이런 습관은 개나 줘버리시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시면 나에게도 내 주변인에게도 아주 힘든 길을 가는 키워드가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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