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ul 01. 2023
매트 필라테스를 꼭 해야 하는 이유
기구만 한다면 필라테스의 진정한 효과를 누릴 수 없습니다.
저는 5년 정도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운영했었습니다.
그때 제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인터넷에 올라온 후기를 살피는 일이었어요. 지금이야 별그램을 포함한 다양한 SNS가 존재하지만 그때에는 네이버가 가장 핫한 포털이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초록창에 필라테스라는 키워드를 검색해 보고 우리 스튜디오에 대한 후기와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무엇인지 살피는 게 제 하루일과의 시작이었죠. 그중에서도 맘카페 글들은 늘 저를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당시 소비자의 인식 속엔 기구필라테스는 고급지고 매트필라테스는 저렴한 운동이라는 인식이 만연했어요. 맘카페의 질문들도 스튜디오의 기구사용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묻는 질문이 많았습니다. 사람들은 기구를 사용해야 돈값을 한다고 생각했죠.
저는 지금 강사를 대상으로 레슨과 교육을 하고 있는데 강사들도 높은 비율로 기구운동을 더 선호합니다. 정말 기구 필라테스는 돈값하는 고급진 운동이고 매트필라테스는 기구의 저렴이 버전일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왜 매트와 기구를 함께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첫 번째,
다양한 중력방향에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매트의 스파인 스트레치 포워드(Spine Stretch Forward)와 리포머의 엘리펀트(Elephant)를 살펴봅시다. 이 두 동작 모두 척추의 C커브에서 팔다리를 편 모양이지만 중력의 방향이 다르죠.
매트의 스완(Swan)과 리포머 숏박스 라운드의 아치(Short Box Round with Arch)를 비교하면 스완은 중력에 대항하여 척추를 신전하지만 라운드의 아치는 중력이 척추의 신전을 도와줍니다.
이처럼 바디의 모양은 같지만 중력의 방향을 달리하여 움직인다면 신체의 약한 연결고리를 찾아 보완할 수 있고 인지력과 균형감각이 향상됩니다.
두 번째, 열린 운동사슬(OKC)과
닫힌운동사슬(CKC)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운동사슬(Kinematic Chains)이 무엇인지 알아봅시다.
1. 열린(Open) 손발이 고정되지 않고 자유롭다.
2. 닫힌(Closed) 손발이 어딘가에 고정되어 있다.
3. 떠있는(Floting) 손발이 어딘가에 고정되어 있지만 저항값이 움직인다.
4. 유사의(Pseudo) 손발이 고정되어 있지만 고정된 곡선 안에서 지렛대로 움직인다.
여기에 해당하는 동작을 필라테스에서 찾아볼까요?
1. Double Leg Stretch 2. Foot Work Toes 3. Frog 4.Foot Work Toes 위 4가지 동작모두 다리의 입장에서 봤을 때 필라테스 스탠스[고관절 외회전]에서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동작으로 관절의 움직임은 같습니다.
하지만 발의 입장에서 보면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열린: 피드백이 아예 없다.
2. 닫힌: 고정된 피드백 있다.
3,4. 떠있는, 유사의: 피드백이 있긴 있는데 움직이고 불안정하다.
필라테스는 왜 똑같은 움직임을 기구를 바꿔가면서 할까요?
여러 가지 운동사슬로 같은 패턴의 움직임을 반복하게 되면 "고유수용성감각"이 향상됩니다.
식스센스로 불리기도 하는 고유수용성감각은 관절의 바른 위치가 어디인지 스스로 인지하는 능력입니다.
이 감각이 높은 사람들은 외부충격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어요. 누군가와 부딪히거나 버스가 급정거를 했을 때 넘어지지 않을 확률이 높죠.
또한 필라테스 동작을 할 때도 시선의 방향을 지키며 팔다리를 움직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매트의 사이드킥시리즈(Side Kick Series)를 할 때 발을 보지 않고도 다리를 움직이고 리포머의 백스트로크(Backstroke) 동작에서도 손을 보지 않고 서클을 그릴 수 있어요.
즉, 불안정한 환경이나 시각이 차단된 상태에서도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기능적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열린 사슬(OKC)의 매트운동과 닫힌 사슬(CKC)의 기구운동을 함께해야 고유수용성 감각이 향상되고 바른 자세의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움직임의 범위를 안전하게 향상할 수 있습니다.
필라테스는 움직임의 범위(ROM)를 향상하여 몸을 유연하고 강하게 만들어주지만 초보자에게는 매트의 동작들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매트의 스파인 스트레치 포워드(Spine Stretch Forward)의 경우 시작자세 자체를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경우 리포머의 숏박스 시리즈 라운드(Short Box Series Round)를 통해서 허리를 세우도록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네 번째,
다양한 움직임의 패턴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지면이 평편한 매트는 움직임에 제한이 있습니다.
하지만 리포머의 박스를 이용하면 지면이 울퉁불퉁 해지기 때문에 척추의 다양한 포지션과 움직임이 가능합니다. 숏박스의 트리(Tree)나 사이드 싯업(Side Sit Ups)은 매트에서는 할 수 없는 재미난 동작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