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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un Aug 20. 2017

더브랜드 1.Aesope

하루, 내가 사랑하는 브랜드에 대해서


처음 이솝을 만난건 면세점에서였다. 한번 사용한뒤 '인생템'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마치 내 피부같은 발림성과 촉촉함, 그리고 안개가 자욱한 숲속이 떠오르는 향기까지. 지금까지 어떤 화장품도 이렇게 강력한 느낌을 주지는 못했다. 오늘은 내가 사랑하는 브랜드 이솝(Aesope)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최고 품질의 스킨, 헤어 그리고 바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변함없는 이솝의 목표입니다"

뭐 달리 특별할 것 없는 화장품 브랜드의 목표로 보일지 모른다. 1987년 시작해 지난 30년간(공교롭게도 내 나이와 같이)이솝을 이솝답게 만든 것은 '원칙을 중요하게 여긴점' 그리고 그것을 시간의 깊이 만큼이나 특별하고 다르게 표현한 '감각'이다. 이것을 우리는 광범위의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이솝은 미디어를 통한 광고를 하지 않는다. 대신 어찌보면 가장 강력한 홍보채널인 입소문(viral)과 '매장'과 '제품 패키지'가 품고 있는 강력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집중했다. 


Aesope 의 제품

이솝은 '자연주의' 제품은 아니다. 실제로 제품 성분에는 식물성 추출물 뿐만 아니라 인공 성분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여타 브랜드와 다른점은 철저하게 과학과 첨단 기술에 기초해 제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최고의 원료 공급업체로 부터 원료를 조달받고 성분배합과 검증을 거쳐야만 제품이 생산될 수 있다. 이러한 까다로운 이솝의 원칙때문에 제품 개발에만 3-4년이 걸린다. 자외선 차단 성분이 든 모이스처라이저는 제품화 하는데 10년이 걸리기도 했다고 한다. 보통 화장품 업계에서 예산의 60%는 패키지, 30% 마케팅, 10%는 제품 개발에 투자하는 것에 비해 이솝은 80%를 제품개발에 투자한다. 


 Aesope 의 대표상품들


Aesope 의 매장

일반적인 브랜드 매장, 특히 화장품 매장은 로드샵이건 백화점 브랜드건 동일한 컨셉과 장식이 일반적이다. 어디서든 똑같은 경험을 주는 동시에 브랜드를 인지시킬 수 있는 보편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솝은 이와는 완전히 반대다. 나라마다 지역마다 똑같은 컨셉의 매장이 하나도 없다. 건물의 외관도 다르고 인테리어도 다르다. 

이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의미를 부여하는지는 홈페이지와 연결된 별도의 사이트 '텍소노미 오브 디자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곳은 이솝의 글로벌 매장별 컨셉, 디자인, 주요 재료와 인테리어 작업과정에 대한 사진과 영상콘텐츠의 집합소다. 전세계 매장에 대한 별도의 사이트를 따로 만든 것을 보더라도 오프라인매장 하나하나 얼마나 심사숙고하여 만드는지, 그 매장에 이솝의 철학 '차이를 포용하고 조화를 이루는 것 '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매장을 만드는 것에 함께한 그 지역 디자이너, 건축사에 대한 소개와 설명도 잊지않는다. 함께한 파트너에 대한 존중으로 이솝 또한 빛난다.


빛을 이용한 독창적인 디자인을 선보인 브라질 상파울로 Aesope 매장 https://vimeo.com/225338204


Aesope 홈페이지 : 한국의 '가로수길' 매장에 대한 소개 보러가기


텍소노미오브 디자인(taxonomyofdesign)에 대한 설명 

이솝은 창립 후 29년 동안 전세계 각지에 여러 스토어를 오픈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했던 다양한 차이점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이를 이해하고 절충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깊은 친밀감과 조화로움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일례로, 새로운 지역에 완벽하게 동화되거나 지역 특유의 소재를 탐구하는 기쁨을 느꼈습니다. 또한 해당 지역의 문화와 역사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감정을 느끼기도 했으며, 다양한 파트너들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며 깊은 유대감을 경험했습니다. 차이를 포용하고 조화를 이루는 것은 이솝의 고유한 철학입니다.  이솝은 지적이고 지속가능한 디자인에 대하여 진정성있는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이솝의 모든 분야에서 보여집니다. 모든 제품 성분에 치밀한 연구가 기본이 되듯, 제품 용기를 선택할 때 또한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우리 눈에도 아름다우면서도 실용성을 중시한 용기들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솝은 심사숙고하여 만들어진 디자인은 우리의 삶을 개선시킨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습니다.


지역과 예술과 함께하는 브랜드

이솝의 홈페이지에는 시티가이드가 있다. 'Seoul A to Z' 이런식이다. 서울의 명소 '북촌한옥마을', '동대문DDP', 맛집 '정식당', '일호식', '리움'미술관, 갤러리, 카페 등 이솝이 선정한 곳들에 대한 설명을 곁들였다. 이솝에는 뉴스레터를 비롯해 이런 콘텐츠를 생산하는 크리에이티브 팀이 따로 있다고 한다. 

이러한 컨텐츠를 보고있으면 제품과 서비스 전반이 예술과 결합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창립자는 브랜드 철학과 맞는 건축가, 디자이너, 무용가, 음악가, 작가 등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며 이솝만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뮤지션 제시 파리스 스미스와의 협업으로 새롭게 출시한 룸스프레이의 향을 표현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뉴스레터에는 '어디 매장을 새롭게 오픈했고, 신제품이 출시되었고..' 이런 얘기는 일체 들어있지 않다. 대신 역사속의 인물, 음악가, 포토그래퍼, 책, 전시에 대한 짧은 아티클을 소개한다. 


오랜시간 쌓인 이런 콘텐츠는 차별화된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고 있다. 어느날 어떤 브랜드에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쓰더라도 이러한 느낌으로 다가올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솝의 브랜드에는 '시간'이 함께한다는 느낌이다.


이솝 홈페이지의 가장 하단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Order and simplification are the first steps toward the mastery of a subject.’

주제를 통달하기 위한 첫번째 단계는 질서와 단순화다

- Thomas Mann



이솝은 호주 멜버른에서 시작했다. 창업자 데니스 파피티스는 헤어살롱을 운영하다 화학물질이 들어간 헤어제품을 사용하는 것에 회의감을 느끼고, 유기농 재료와 최소한의 화학품으로 직접 헤어제품을 만들었다. 재료와 원료에 대한 연구에 대해 집중하며 본격적으로 스킨, 바디케어 제품까지 다양화 하기 시작한다. 

2013년 6월 이솝 코리아 설립, 백화점과 면세점을 포함해 20여개 매장이 있다. 대표적인 매장은 가로수길, 이태원점 등이다.  ‘건강한 삶과 피부의 균형’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갖고 문화 예술 분야와 협업을 하면서, 지역 사회 커뮤니티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 


Aesope 이 더 알고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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