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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un Aug 27. 2017

더브랜드 2. 조말론 런던

하루, 내가 알고 싶은 브랜드에 대해서

후각이 뇌의 어딘가를 자극해 강한 인상을 남기면 굉장히 오래 기억에 남는다. 시각과 청각의 기억은 단기 기억이지만 후각은 장기 기억이다.  종종 잊고 있었던 시간과 공간에 대해서, 사람에 대해서 어느 날 갑자기 공기 중에 섞여 들어오는 향기로 기억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첫사랑의 향기를 기억하고 있을지 모른다. 시각은 첫눈에 마음을 열지 못하지만, 후각은 단 한 번에 마음을 열게 하는 깊음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액체 5위를 샤넬 No.5가 차지했다. 얼마 되지 않은 용량에 향기 나는 액체일 뿐인데 가격은 몇 십만 원씩 한다.'향수'라는 것은 사치품에 가깝다. 굳이 없어도 삶에 지장을 주지 않는 제품이지만, 우리는 나만의 향기를 찾아 몇 개씩 향수를 사 모은다.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날씨에 따라 새로운 내가 되기 위해 혹은 한결같은 내가 되기 위해서 사용한다. 오늘은 내 화장대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향수 조말론 런던이 주인공이다.


한국에서 조말론 런던 (JO MALON LUNDON)

조말론이 한국에 들어온 것은 2012년. 신세계백화점 본점 매장을 시작으로 국내에 들어왔다. 가격은 8만(30㎖)~16만원대(100㎖), 향초 9만2000원대로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당시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향수가 흔하던 때, 조말론 코롱은 확실히 새로운 라인이었다. 베이지색의 박스와 검은 리본의 고급스러운 패키징, 고가의 가격, 진귀한 원료를 사용해 수작업으로 만드는 향수. 조말론을 시작으로 국내에 딥디크, 펜할리곤스 , 아닉구딸 등 부티크 향수의 전성기가 열렸다.

또 한가지 조말론 향수는 섞어 쓰면 원래의 향이 변형되어 독해진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맞는 향을 섞어 쓸 수 있는 '프레그런스 컴바이닝'이 특징이다. 특히 매장에서 시향 할 때, 매니저가 직접 이 향과 어울리는 다른 향을 골라주고 매번 잊지 않고 샘플을 챙겨준다. 그러다 보니 조말론에서는 신제품을 출시되기 전 기존의 코롱과 테스트를 거쳐 어떤 향과도 잘 어울리도록 만드는데 신경 쓴다고 한다.


조말론 런던의 창업자 '조 말론(Jo Malone)'

조말론은 1994년 여성 조향사 조말론이 자신의 이름을 따 설립한 회사로, 유방암으로 경영에서 물러난 뒤 에스티 로더 그룹이 인수했다. 처음 컨셉은 '집에서 만드는 홈메이드 향수'였다. 

어려운 집안 환경에서 성공을 위해 미용 크림 제조법을 익혔다. 이때 자신의 재능을 발견했는데 한 인터뷰에서 '나는 색깔에서 향기를 맡고 사물을 향기로 표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재능을 가지고 화장품을 팔면서, 목욕용 오일을 손님들에게 나눠 주기 시작했다. 이 오일이 입소문 나면서 사업이 커지게 된다. 유방암 판정 후 2006년 수백만 달러에 에스티로더에 회사를 매각한다. 이후  매일같이 일어나자마자 향기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고 회상한다. 이후 2011년 Jo Loves라는 브랜드를 런칭한다. http://www.joloves.com


조말론 브랜딩

조말론이 한국에 상륙한지는 5년 전이다. 국내에서 알려지게 된 계기는 '겟잇뷰티'에서 배우 고준희가 '나만의 향기를 찾고 싶어 조말론을 사용한다'고 소개가 되면서 부터다. 국내에서 구매할 수 없어 더 희귀했던 아이템으로 이후 고현정, 박시연 등 여자 연예인들이 사용하는 향수로 구매대행을 통해 점차 거래가 되었다. 

2012년 한국에 런칭한 후 지속적인 방송 PPL과 협찬으로 (오늘날 인플루언스 마케팅으로) 꾸준히 관심을 받는 브랜드가 된다. 연예인 누구가 쓰는 향수라는 이유만으로 온라인상에서 활발하게 유통되며 고가 브랜드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온스타일의 겟잇뷰티(상), SBS의 룸메이트(하) -출처 : 뷰티경제, 조말론 런던, PPL 마케팅 잘하네?


조말론의 특별한 CRM 방식 중 하나는 프라이빗 한 서비스를 매장에서 직접 해주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것이 핸드마사지 서비스. 예약제로 미리 약속된 시간에 매장을 방문해야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약 2-30분 정도 시간 동안 직원 한분이 조말론 바디, 코오롱 제품으로 핸드마사지를 하는 방식. 향에 대한 설명을 해주지만 구매에 대한 부담을 전혀 주지 않는다. 브랜드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한번 더 고객에게 심어줄 뿐이다. 


시즌마다 출시되는 한정판 제품

조말론의 한정판은 패키지로 알 수 있다. 기존의 디자인보다 좀 더 화려하지만 지나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시즌에 따라 출시하며, 때로는 탑 모델과 콜라보 하거나 특별한 원료를 사용해 새로운 것을 찾는 고객들에게 자극을 준다. 


이제부터 조말론의 마케팅은 새로운 차원의 것이 되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눈이 높아진 국내 고객들에게 부티크 향수로서의 희소성을 가지기는 어려워졌다. '나만의 향'이라고 하기엔 대중적인 향이 된 것이다. 가격은 높아지지 않았지만, 훨씬 더 구매 장벽이 높은 브랜드들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향수 마니아가 아닌 나조차도 조말론보다 더 하이엔드를 찾고 있으니.


조말론의 패키지

패키지가 주는 간결함, 세련됨, 고급스러움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하다. 과거 향수라면 화려하고 특별한 용기로 저마다 특징을 뽐내는 것이 당연했다. 그 화려한 용기들 사이에서 조말론은 고고하게 자리를 지킨다. 여백이 있는 라벨안에 화려하지 않은 타이포는 특별한 날 선물 받고 싶고, 선물 주고 싶은 패키지가 되었다. 


패키지가 가지고있는 특별함을 잘 드러낸 크리스마스 광고 영상https://youtu.be/pBozInpMyw0

조말론의 크리스마스 광고 영상 - 출처: 우먼센스



[참고 자료] 

인스타일, 하이엔드 향수 스토리 http://www.instylekorea.com/issue/article_view.asp?seq=29

뷰티경제, 조말론 런던, PPL 마케팅 잘하네? http://www.thebk.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1291

조말론(Jo Malone) 창업자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anackne&logNo=220387687623&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kr%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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