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아름다운 다리 vs 제일 인기 있는 다리?
파리의 면적은 서울의 6분의 1정도로 작은 편이고 세느강도 한강에 비하면 아주 작은 강이다. 한강 위에 놓인 다리는 31개라고 한다. 그럼 파리의 세느강 위에 얹혀 있는 다리수는 몇 개일까?
그리고 그 다리들은 각기 어떤 사연들을 가지고 있을까?
1. 세느강 위에 다리가 37개나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 600년이 넘게 파리의 주요한 랜드마크를 이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가 하면 또 어떤 다리는 20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 다리도 있다.
2. 가장 오래된 다리는?
퐁네프 Pont Neuf
"새로운 다리"로 번역되는 퐁네프 다리는 1607년에 건설되어 아이러니하게도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다. 우리에게는 줄리엣 비노쉬가 주연한 퐁네프의 연인들의 배경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앙리 4세는 1578년에 다리를 건설하도록 명령하였는데 여기에 "새로움"은 1600년 당시 강물의 흐름의 세기를 견딜 수 있는 새로운 공법으로 건설되었다는 의미이다. 13년간 보수를 하여 2007년, 400주년 기념으로 다시 오픈되었다. 238 미터의 스팬으로 파리의 세 번째 긴 다리인 퐁네프는 12개의 아치, 384개의 '마스카론'과 다리 초입에 배치된 앙리 4세의 기마상으로 식별이 용이하다.
3. 가장 아름다운 다리는?
알렉산드 3세 다리 Pont Alexandre lll
1900년 만국 박람회를 치르기 위해 그랑 팔레(Grand Palais), 프티 팔레(Petit Palais)와 함께 건축되었다. 세느강 북쪽으로 그랑 팔레, 프티 팔레를 지나 샹젤리제 거리에 도달하며 남쪽으로는 나폴레옹 1세 무덤, 앙발리드와 연결된다. 32개의 웅장한 촛대를 비롯하여 천사, 님프, 날개 달린 말, 그리고 다양한 조각품(사자, 큐피드, 물 바다 괴물, 도마뱀)이 멋과 재미를 한층 더해준다.
4. 연인들이 가장 애호하는 다리는?
퐁데자르 Pont des Arts
65톤의 사랑의 자물쇠로 난간이 붕괴되면서 2015년 백만 개의 자물쇠가 철거되고 일부 자물쇠는 예술품으로, 나머지 철거된 자물쇠 판매수익 전부는 난민을 돕기 위해 기부되었다고 한다. 연인의 사랑이 불우 이웃을 돕는 사랑으로 변하였다. 처음 건설되었을 때 너무 철제를 사용한 볼품없는 다리로 프랑스인들은 "영국에 주라"고 말을 할 정도였는데 퐁데자르 다리는 세기를 지나 전 세계 연인들의 사랑을 잇는 다리로 자리 잡았다.
5. 픽토 휴고의 작품 "레미제라블"을 촬영한 다리는?
샹제 다리 Pont au Change
법이 절대적이라고 믿었던 자베르 경감은 생명을 우선시하는 장발장의 모습에 자신의 신념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다리 아래로 몸을 던지게 되는데 그 장소가 바로 샹제 다리 위이다.
12세기에 루이 7세 왕은 금세공사와 환전상에게 다리를 세우라고 명령했고 1618년까지 다리 위에서 장사를 하면서 Pont au change( 환전소가 있는 다리?)가 되었다. 불행히도 1621년 화재로 소실되고 현재의 다리는 1800년대 나폴레옹 3세 통치 기간에 건설된 것이다. (다리 교각에 씐 N은 나폴레옹의 이니셜임)
6. 미니 자유 여신상이 놓여 있는 다리는?
그레넬 다리 pont grenelle
자유여신상을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프랑스 조각가 프레데리크 오귀스트 바르톨디 Frédéric Auguste Bartholdi는 1876년 횃불을 만들고 100주년을 기념한 후 10년이 더 걸려 1886년 뉴욕에 세워졌다. 그럼 왜 미니 자유 여신상이 파리에 있냐고? 미국에 사는 프랑스 교포들이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4 스케일로 만들어 파리로 보냈다고 한다.
미니 자유여신상은 에펠탑에서 약 1,5킬로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1937년 자유 여신상을 에펠탑을 보도록 동쪽으로 앉혔으나 후에 뉴욕에 있는 오리지널 자유 여신상과 마주 보도록 서쪽으로 돌려 앉혔다 한다.
7. 다리 기둥에 "N"의 이니셜이 있는 다리는?
샹 미셸 다리 Pont Saint-Michel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샹 미셸의 이름을 딴 샹 미셸 다리. 1378년에 최초로 건설되고 1850년에 재건설되었는데 그 당시 통치한 나폴레옹 3세를 기리는 이니셜 "N"이 새겨진 것이다.
8. 에펠타워의 뷰가 가장 잘 보이는 다리는?
비르-학케임 다리 Pont de Bir-Hakeim
아주 매력적이며 여행도시로서 에펠탑과 환상의 그림을 완성하는 듯하다. 이층으로 되어 있으며 아래 레벨은 자전거와 보행자전용이고 상층 레벨은 전철이 다닌다. 비가 오는 날 빨간 우산을 쓰고 보행자레벨을 걸어보자. 에펠탑을 배경으로 세느강에 비가 떨어지는 전경을 감상하고 또 가끔 머리 위로 전철이 지나가는 소리를 들으며 파리를 완전히 내 품으로 안을 수 있을 것 같다.
9. 가장 새롭게 지어진 다리는?
파세롈 시몬 드 보브와 Passerelle Simone de Beauvoir
37번째 막둥이로 태어난 다리, 2008년이 보부아르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06년도에 순전히 보행자와 자전거 타는 사람을 위한 통행로로 건설되었다. 활과 같은 모양의 독특한 형태로 눈길을 끄는 현대적인 감각의 건축물이다.
10. 아름다운 시 제목을 가진 다리는?
미라보 다리 Pont Mirabeau
미라보 다리(Pont Mirabeau)는 1896년 경 세워진 아치형 다리다. 아치형은 93m를 이루며 오른쪽은 차도, 왼쪽은 철길로 사용된다. <미라보 다리>는 기욤 아폴리네르(G Apollinaire·1880~1918)가 1912년 2월에 발표했는데 5년 동안 연인관계였던 화가 마리 로랑생(Marie Laurencin)과의 결별한 후 이 시를 적었다. 오늘의 이야기는 <미라보 다리>를 읽으면서 끝을 맺는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이 흐르고
우리들의 사랑도 흘러간다
허나 괴로움에 이어서 오는 기쁨을
나는 또한 기억하고 있나니
밤이어 오라 종은 울려라
세월은 흐르고 나는 여기 있다
손과 손을 붙들고 마주 대하자(…)
흐르는 물결같이 사랑은 지나간다
사랑은 지나간다
삶이 느리듯이
희망이 강렬하듯이(…)
날이 가고 세월이 지나면
흘러간 시간도
사랑도 돌아오지 않고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만 흐른다(…)
-아폴리네르(G. Apollinaire·1880~1918)
(송재영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