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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rao Kim May 27. 2024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

꿈은 꾸고 있을 때 가치를 지닌다. 가치있게 밀어붙여라!

누구나 꿈과 열정을 가졌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꿈과 열정을 잃은 경험 또한 많다. 세상은 꿈처럼 달콤하지 않기에 꿈을 유지하는 것조차 힘들다.


지금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구교환이 2013년 감독한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는 한 독립영화 배우가 함께 작업했던 감독들과 만나며, 자신이 출연한 영화 DVD를 모아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이는 꿈의 본질과 가치에 대한 대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DVD는 독립영화인들의 순수했던 꿈과 열정을 상징한다. 생업에 찌든 사람에게는 자신이 판매하는 치약보다 아래에 놓인 존재다. 좌절한 천재에게는 존재하지도 않는 것이다. 열정이 과했던 누군가에게는 보여주고 싶지 않은 과거이기도 하다. 사회성이 좋았던 어떤 이는 이것과 함께 사회 밖으로 숨어버리기까지 했다. 주인공이 만난 감독들에게 DVD는 더 이상 소중한 존재가 아니다.


‘그들이 왜 DVD를 주지 않는가’, 혹은 ‘주기를 꺼려하는가’라는 물음은 ‘그들이 왜 꿈을 잃어버렸는가’를 의미한다. 구교환 감독은 주인공이 깜빡하고 지하철 역에 두고 온 DVD들이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쓰레기와 함께 놓여있는 장면으로 물음에 답한다. 누가 알아주지도, 인정해 주지도 않는 꿈이 과연 어떤 가치를 가질 수 있겠는가. 잠시 잃어버렸을 뿐인데 버려진 취급을 받는 꿈을 어떻게 다시 찾아올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꿈의 조각들을 모은 배우는 타인의 의심스러운 눈초리에도 그것들이 자신의 ‘메서드’라고 말하며 손에서 놓지 않으려 한다. 메서드, 바로 일치다. 꿈을 꾸는 이유는 타인의 이상을 충족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상적인 나를 위함이다. 즉 자신이 닮아가야 할 이상향이자 목표로써 꿈은 존재한다. 꿈의 가치는 세상 속이 아니라 자신 안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꿈을 좇는 한 꿈이 가진 가치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 지금 당신이 하려고 하는 게 맞다. 밀어붙여라.


*「영화로운 대구」에 기고했던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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