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시작되는 인생 2막
백 세 시대라 한다.
그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나이, 마흔다섯이다.
청춘이라고 말하면 좀 민망하지만, 그렇다고 늦었다고도 할 수 없다.
이제야 내 시간이 돌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도 곧 네 살이 된다.
어린 아기에서 제법 아이가 되어간다.
하루 종일 붙어 있어야 했던 시간이 조금씩 끝나가고 있다.
더 이상 나의 전부를 육아에만 쏟지 않아도 되는 시기가 왔다.
프랑스에 이주해 살고 있다.
낯선 언어와 낯선 사람들 속에서도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일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노동의 즐거움으로 내 삶의 리듬을 찾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고 그 일로 돈을 벌며 내 취향대로 하루를 채우고 싶다.
이루고 싶은 일이 아직 내 마음에 살아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나를 지키며 살아온 흔적 같아서이다.
나이는 숫자라는 말,
예전엔 그저 위로 같았지만 지금은 조금은 실감이 난다.
늦지 않았고,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다시 시작이다.
내 인생의 두 번째 막이 조용히 열린다.
조급하지 않게,
그러나 분명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나는 지금, 나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