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블리 캐릭터 디자인 여정기 (1)
라이블리의 대표 캐릭터 까망, 뭉, 잭을 소개합니다 :)
귀엽죠?
이 캐릭터들은 사실 온라인 공연에 참여하는 관객 캐릭터들이에요. 스테이지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공연을 하는 아티스트를 향해 하트를 날리거나 춤을 추고, 박수를 보내는 등의 다양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일종의 게임 캐릭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탄생부터 지금까지 이 캐릭터들이 걸어온 길을 설명하려고 해요. 궁금하시죠!?
네~ 지금부터 라이블리클럽의 탄생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주의! 본 글은 스타트업 디자이너가 캐릭터 개발을 하는 데에 있었던 일들을 구구절절 설명하는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라이블리 캐릭터 디자이너 신유나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라이블리 캐릭터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를 공유해보려 해요.
제가 입사할 당시(21년 5월)있었던 인디 아티스트 ‘발라듀엣’님의 온라인 공연의 한 장면입니다. 그때는 ‘하티’라는 캐릭터가 있었어요. (테이블 위에 있는 캐릭터 하나하나가 관객 유저예요) 저는 이 캐릭터를 발전시키거나 새로운 캐릭터를 개발해야 했습니다.
‘서비스에 사용될 캐릭터의 세계관을 만들고 디자인 해달라!’는 임무를 받은 저는, 사실 ‘오.. 재밌겠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입사했습니다. 하지만 인생이 쉽지 않듯.. 라이블리 캐릭터 디자인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전에 저는 다양한 캐릭터 디자인을 해보긴 했어도 세계관이나 컨셉을 구체적으로 구상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또한 초기 스타트업이었기 때문에 브랜딩이 계속 진행 중이라, 라이블리하면서 회사의 브랜딩과도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만드는 것에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회사가 원하는 캐릭터의 명확한 정의가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캐릭터 디자이너의 명을 받은 나.. 회사가 원하는 캐릭터가 무엇인지 정의하는 것도 제 역할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수차례의 논의와 면담을 통해 알아낸 라이블리 캐릭터의 조건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라이블리 서비스에 적합한 캐릭터 세계관과 컨셉
라이블리 브랜딩에 너무 벗어나지 않은
‘캐릭터는 곧 관객’이라는 정체성
(비주얼) 실사 위에 올라가도 잘 어울리는
(비주얼) 여러 캐릭터들이 바글바글 모여있을 때도 시각적으로 거부감이 들지 않게
(비주얼) 너무 귀엽지는 않은 중성적인 느낌
(비주얼) 추후 유저들이 직접 커스텀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확장성을 가진
(와… 많다...)
막막했습니다. 세계관, 컨셉, 비주얼 모두 적합한 캐릭터를 만들기에는 동시에 생각할 것이 너무x999 많았습니다. 안되겠다. 너무 깊게 고민하지 않고 생김새로만 보았을 때 어울릴 법한 캐릭터들로 모아보자!는 마음으로 비주얼 레퍼런스 수집부터 시작했습니다. 이미지를 모아 놓고 보니 생김새의 큰 방향은 그려지더군요. 가볍게나마 상상이 되는 캐릭터의 모습이 있으니 복잡했던 머릿속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습니다. 아이디어 전개에 있어 막막할 때는 이미지 레퍼런스를 찾아보며 추상적으로라도 비주얼 라이징했던 것도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는 브랜딩에서 캐릭터에 적용시킬 만한 핵심 키워드를 도출해보고자 했습니다. 그 당시(바야흐로 2021년 상반기) 라이블리 브랜드 코어벨류는 다음과 같았는데요.
미디어 플랫폼을 넘어 관객과 아티스트가 감성적인 에너지로 충만해지는 소통 경험을 추구하는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트렌디한 캐주얼, 음악을 사랑하는, 소통하는, 실험적인' 으로 정의한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실험적인 시도를 하는 모습을 담아내려는 브랜딩을 하려 했었고, 이를 적합하게 잘 담아낸 세계관을 만드는 게 목표였습니다. 각각 코어벨류에서 떠오르는 캐릭터 키워드를 모두 적어보았습니다. 그 중 현실적으로 캐릭터 세계관이나 컨셉에 적용할 수 있을 만한 키워드를 필터링했습니다.
필터링한 메인 키워드들을 중심으로 캐릭터 컨셉이 될만한 것들을 마구마구 써보았어요.
✏컨셉 아이디어 막 쓰기
감정을 캐릭터로 (인사이드 아웃)
음악 장르를 생각하며 - 장르별 대표하는 캐릭터?
컴플렉스 - 각자 말 못하는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음악 (나는 사실 트로트를 못 들어.. / 음치, 박치 / 손가락이 없어서 기타를 못 치는 기타러버 …)
미스터리 - 음악에 관한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지구에 온 미스터리한 친구들, k-pop에 빠져서 우리나라에 온 외계인들
실험 실패(?)로 만들어진 돌연변이 생명체들
파티, 클럽을 좋아하는 자유로운 영혼
조금 더 구체적인 상황을 써서 발전시켜보자는 생각으로, 이제는 세계관의 배경이 될만한 것들을 아이데이션했습니다.
✏배경 아이디어 막 쓰기
음악 동아리, ㅇㅇ대학 실용음악과, 합창단
요정 세계, 난쟁이, 노움, 스머프
인터넷 세상, 게임 세상, 온라인 공연은 가상의 음악 세계로 표현?
토이스토리 st : 일상적인 공간에서 인간이 없어지면 자기들(장난감)만의 파티가 되는 세상 → 아티스트의 공간에서, 아티스트가 음악을 시작하자 하나둘 모인다. (센과 치히로에서 가마할아범의 공간에 사는 먼지들이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 쥐구멍에서 하나둘 나오는 느낌) → 라이블리 스테이지가 열리면 텔레파시를 받고 하나 둘씩 모임. 서로는 연결되어있는 존재들...
지구 어딘가, 우주 어딘가
음악이 없는 세계 : 음악을 들으면 취한다. 음악 바이러스. 음악자제법(음악금지법). 마약 취급을 받는 음악? 음악이 불법인 세상에 사는 친구들. 음악이 합법인 지구에 와서 마음껏 음악을 즐기는 삶을 살게 됨.
머릿속으로 비주얼을 그리고, 텍스트로 아이데이션을 하다보니 재미있더군요. 마치 정신은 반쯤 나가있는데 손가락은 쉼없이 움직이는 형상이랄까요.. 하여튼 여기서 저는 '음악이 없는 세계'라는 배경에 꽂혀서 스토리를 써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스토리를 3개 정도 갈래로 정리하여 팀원들에게 공유했습니다. 너무 유치하다고 생각할까봐 많이 걱정했는데, 다들 재미있다고 해주셨던 것 같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아래는 최종적으로 정리된 캐릭터 세계관의 시놉시스입니다.
음악이 마약인 세상에서 음악을 찾아 지구에 온 캐릭터들
XXX년 뒤 우주 어딘가..
감수성을 지나치게 자극하여 사회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음악이 금지된 세상.
사람들이 잘 지나다니지 않는 음산한 뒷골목,
한 건물의 지하로 내려가면 암암리에 음악밀거래가 이루어지는 은밀한 장소.
혼자서 헤드폰을 끼고 조용하게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
빠른 비트의 신나는 음악에 맞춰 무아지경으로 몸을 맡기며 노는 사람들,
휴대폰 플래쉬를 흔들며 음악에 취하는 사람들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음악이라는 것을 즐기고 있었는데.
그곳을 우리는 라이블리 클럽<LVCL>이라 불렀다.
음악이 없는 세계에 사는 캐릭터들이 음악을 찾아 지구에 가게되는 설정이에요. 더 자세한 스토리는 라이블리클럽 인스타툰에서 확인할 수 있답니다 :)
여기까지 캐릭터 디자인의 방향을 잡고 세계관을 만들었던 과정을 담아보았습니다. 많은 시행착오들이 있었는데 글로 써보려니 쉽지 않군요. (여기까지는 시작일 뿐..) 본격적인 캐릭터 디자인 과정은 다음 편에 담아보도록 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성자 : 라이블리 캐릭터 디자이너 신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