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입장

불의 황무지

by 박성현


새의 입장




나는,

신의 막다른 골목

신을 먹는 자

전쟁과 기근은 끝없고

지진이 해일처럼 일어나 대륙을 덮었으니

이것은 이야기가 아닌 현실

그러나 이야기가 아니면 마주할 수 없는 현실

울음의 까마득한 지평선으로

밤이 내려앉았을 때

마침내 산 자와 죽은 자의 시간은 이어졌네

숲은 피를 흠뻑 마시고 끈적끈적한

빛을 토해냈으니

그때 얼어붙은 발목을 날갯죽지로 감싼

새 한 마리

눈이 먼 채 숲속을 배회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