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목서

2022.10.04

by 고주

금목서


비가 오려나

끈적끈적한 바람이

깊은 눈썹달까지 힘들게 하는 밤


온몸을 찌르르하게

파고드는 냄새

홀려 끌려간 구석진 자리

두꺼운 잎에 숨어

황금 가루를 뿌려놓은 듯

달착지근한 향을 뿜는 꽃

금목서

가지를 꺾어 돌아오는 길


낮에 산을 오르며

도토리, 밤을 줍는

이들을 향해

무자비하게 쏟아부었던 경멸의 말

마주 오는 사람들이

내 손만 보는 것 같다


꽃을 훔쳤으니

고상한 도둑인가?

이전 12화힘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