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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주 Jun 04. 2024

정글의 법칙

2024.05.17. 금

    

5월에 예정되어있는 수행평가.

‘나의 일생 그리기’

안내문을 보여주는 전반을 수업하시는 선생님.

수업 상황을 학생부에 올려야 한다며 묻는다.

기록을 완료했다는 말에 눈을 똥그랗게 뜬다.

참고하시라고 내 파일을 보내준다.

언제 그만둘 수도 있는 신세, 미리미리 일 처리를 해두어야 한다.      

숙제를 내주지 않겠다는 약속은 아직도 유효하다.

단원 마무리 문제 풀이에 앞다투어하겠다는 아이들은 주로 논술평가 만점자들.

쉬운 문제라도 해야 할 녀석들은 손을 놓고, 머리가 아프다며 고개만 잘래잘래.

세상이라는 정글에서 먹히지 않으려면 비장의 무기라도 준비해야 하는데, 그런 의욕도 없다.

‘공부가 전부는 아니다’라고 우리가 살아낸 주변의 이야기들을 들추어 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 일반화시켜도 되나?      


방송 댄스 시간.

발목, 허리, 머리가 아프다며 뒤에 앉아 좀 쉬면 안 되겠느냐고?

원하는 반에 가지 못하고 떠밀려 온 아이들.

잔 동작으로 나뉘어 익히기도 벅찬데, 어떻게 우아하게 음악에 몸을 올려놓을 수 있겠나?

재미가 없겠지.

억센 여학생들 틈에서 햇빛을 보지 못한 정원의 잡초 신세.

원하는 것만 하고 살 수 없는, 대충은 발붙일 수 없는 엄중한 세상이 되었단다. 




<토요일 새벽>     


정덕재 시인의 ‘나는 고딩 아빠다’

금요일을 나와 함께 보내는 새벽

진짜 고딩 아빠의 이야기다

빨리도 읽힌다

빨리도 비워지는 막걸리 주전자 같다     

정시인의 책이 가로막고 있던

내 책은 천상병 시인의 품에 안겨있겠지?

토요일과 일요일

속세의 내 배는 막걸리로 가득할 텐데     

이제는 고등학교에도 한번 가보고 싶은

여고는 어떨까?

새로운 이야기 속으로 퐁당 빠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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