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마 Sep 24. 2024

취향의 발견과 행복의 관계

일기를 썼다.

쓰고 있던 볼펜이 다 닳았는지 글씨가 끊어진다.

집에 있던 연필꽂이에서 쓸만한 펜 세 가지를 골라왔다.

1.제트스트림 펜 0.38

2.라이언 그림이 있는 모나미볼펜 0.5

3.LISA LARSON이라고 적힌 xeno 0.5

아무런 펜이면 어떠냐 하겠지만 더 잘 써지고 나에게 맞는 펜이 있다. 교보문고 핫트랙스만 가도 얼마나 수많은 펜이 선택되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새로이 쏟아지는 신제품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하지만 게 중에서도 필기하는 내 손의 힘, 속도, 글씨체와 찰떡같이 어울리는 펜도 있다는 것.

그것, 바로 그것을 찾아내고 (발굴이라고도 할 수 있으려나?) 익숙해지고 편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 소소한 기쁨을 준다.

하물며 볼펜 하나도 이럴진대 더 큰 물건, 더 쓰임이 많은 물건, 함께 살거나 만나는 사람은 어떨까?

우리는 끝을 알 수 없이 넓고 광활한 우주 속에 산다. 수많은 존재들 사이에서 내 취향을 발견하는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다. 행복이란 그리 엄청난 것도 거창한 것도 아니라 그저 내가 하는 선택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또한 취향도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라 또 다른 새로운 기쁨과 행복이 언제든 선택되길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좋은 일이다.

지금은 모나미볼펜을 선택했지만 내일은 또 제트스트림 펜이 좋아질지 누가 알겠는가. 그저 지금, 현재, 여기, 이 순간 어울리는 내 취향을 찾고 편안함을 느낀다면 그게 바로 행복 아닐까?


행복은 과거에 있지 않았다.

행복은 미래에 있지 않다.

행복은 지금, 여기에 있다. 당신에게 선택되길 기다리면서.


끊어지지 않고 흔들리는 내 글씨도 단단한 심으로 받쳐주는 모나미 볼펜. 라이언 얼굴이 있는 모나미 볼펜 하나로 오늘도 소소한 기쁨과 행복을 느꼈다. 감사한 하루다.


작가의 이전글 몇 푼의 생활비라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