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anzibar Express

아프리카 트럭킹 22일차

by 여행하는 루나씨



Day 22



2025년 9월 20일, Stone Town, Zanzibar, Tanzania



1. Zanzibar express


아프리카 트럭킹 27일 투어 안에는 잔지바르 익스프레스라는 옵션 서비스가 있다. 잔지바르에 들어갈 때는 모두 함께 툭툭-페리로 가고 나올 때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대신 비행기를 타고 세렝게티 근처 Arusha로 바로 갈 수 있는 옵션이다. 버스로는 이틀이 걸리는 일정이기 때문에 잔지바르에 하루 더 머무를 수 있다는 장점도 추가된다. 비용은 400달러 정도. 투어 안에 여러 옵션들이 있지만 국내선 비행기 + 호텔 1박 비용이 400달러인 건 좀 무리인 듯해서 그냥 기본 일정을 따르기로 했었다. 그런데 그룹 내에서 누군가 꼼수를 발견했다(!) 일단 국내선은 50달러 정도, 호텔은 아무리 비싸봤자 100달러가 넘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L은 20달러짜리 호텔을 구했어ㅋㅋ (물론 아무도 그 호텔에 가고 싶어 하지 않았고ㅋㅋ 루나씨는 70달러짜리 호텔을 구했다) 그래서 결국 6명의 멤버가 값싼 방법으로 잔지바르 익스프레스의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여행사가 얼마나 많은 이득을 보고 있는지 확연하게 볼 수 있는 사건이었다. 물론 투어가이드의 업무 처리가 확실했다면 투어 비용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 텐데 이미 투어 중에 계속 운영 부실 + 불필요한 바가지요금의 실태가 너무 심각했기 때문에 다들 마음은 각박해지고 서로에 대한 예의나 매너 같은 것들이 자꾸만 흐려지는 중이었다. 어쨌든 버스로 먼저 떠난 사람들이 있었고, 루나씨는 하루의 자유 시간을 더 가지게 되었다!




2. 무한 쇼핑


O와 H와 루나씨가 함께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혼자 돌아다니기 안전한 환경이 아니기도 하고, 혼자 뭔가를 하러 가겠다고 말하는 게 쉬운 분위기도 아니었다.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쇼핑이 정말 힘들었다(!!!) 나름 아이쇼핑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따라갈 수 없는 몸과 마음의 체력 차이... 아침 먹고 쇼핑하고 말차 한 잔 마시고 쇼핑하고 점심으로 간단한 스낵 먹고 또 쇼핑하고ㅋㅋ 스톤타운을 싹 다 돌아본 것 같다. 여러 매장에서 비슷비슷한 물건들을 팔고 있고 가격도 터무니없이 비싼 곳이 많았다. 하쿠나마타타라는 말이 좋아서 마그넷을 하나 사고 싶었는데 결국 맘에 드는 물건을 찾지 못했다. 다들 하나 또는 두 개씩 장만하는 잔지바르 져지 티셔츠를 한 장 구입했다. 수많은 디자인과 색상 안에서 내 취향에 딱 맞는 티셔츠를 찾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아아.. 시에스타가 필요한데.. 빠져나갈 수 없어.. 저녁까지 꼬박 하루 종일 함께 했다.




3.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


사람들 사이에 그룹이 생기는 걸 관찰하는 게 흥미롭다. 루나씨는 어릴 때부터의 습관인데 대강 어느 그룹에도 속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룹을 만들어서 힘을 과시하는 모습이 좀 싫어서.. 3개 그룹이 모인 20일짜리 투어, 사람들이 전혀 섞이지 않은 채 자기가 편한 자리를 고수하는 게 흥미롭다. 그전에 함께 여행했던 사람들의 그룹에서 소외되는 한두 사람은 또 다른 그룹을 찾아 떠난다. 뭔가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게 패키지 투어인 것 같다. 다들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놀랍게도 자신과 비슷한 부류의 사람을 찾아내서 붙어 다닌다. 늘 객실을 업그레이드하고, 비싼 레스토랑을 찾아다니는 P와 C의 영향력이 눈에 띈다. 특히 영국인들이 콧대가 높아 보인다. 자신과 비슷한 수준이 아니면 끼워주지 않겠다는 묘한 벽이 보이는 느낌이다. 식사 자리에서 누구의 옆에 앉을지, 옵션 액티비티에서 누구와 시간을 나눌지 재빠르게 결정하는 사람들의 본능이 날카롭다. 저녁을 먹으면서 뒷담화는 계속 이어졌다. 뒷담화 빼고는 할 말이 없거나, 뒷담화 할 일들이 너무 많거나ㅎ 모두가 싫어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와중에도 나와는 좋은 시간이 있었다는 걸 기억하려 한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최소한의 존중. 외국 사람들은 뭔가 다르게 살 것 같지만 인간은 뼛속깊이 같은 존재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하루였다.



@ Shaba Boutique Hotel (내돈내산)


Johannesburg to East Africa Overland Safari & Participation Camping (27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