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rpathy Apr 04. 2024

과학혁명의 구조와 스타트업

과학 혁명의 구조를 읽고

최근 과학 기술로 인해 세상이 바뀌어가는 시기가 지금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과학 자체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추가로 반도체 설계에서는 가장 유명한 짐 켈러도 이 책을 추천해서 읽어봤다. 

https://www.youtube.com/watch?v=2pw-YZ7KuFY


책 내용 자체는 우리가 그동안 발견해 온 다양한 과학 이론들의 발전을 어떻게 정의할 것이냐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이 쓰이기 전의 과학은 주관이 개입되지 않은 객관적 진실 발견을 과학활동이라고 했다. 이러한 과학의 발전은 객관적 과학활동의 결과가 누적되어서 이뤄지는 점진적 과정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쿤은 이를 반대했는데 과학이란 과학을 연구하는 사람 개개인이 가진 세상을 바라보는 틀(관점, 패러다임)에 따라서 다르게 비춰지며 이 틀 중에서 여러 논의와 설득을 거쳐서 사회가 공통적으로 수용된 틀이 하나의 패러다임으로 받아들여져서 불연속적으로 발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이러한 새로운 틀을 패러다임이라고 얘기하고 있고 이러한 시기를 과학혁명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혁명을 항상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이 받아들여지면 이를 수용하는 시간이 필요하고(논문을 읽고 공부하고 체계화하는 과정) 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틀들이 또 동일한 과정을 거쳐 새로운 연구의 방향을 제시하는 패러다임이 생겨난다고 얘기하고 있다.


예시를 들어보면 아리스토텔레스 시절의 과학 이론은 쿤이 있던 시절에서 보면 도무지 말이 안되는 이야기지만 실제로는 그 당시 사람들의 관점에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이 합리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그 당시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가진 틀로 세상을 설명할 수 있었고 서로 다른 틀들은 다른 이론을 이해할 수 없다는 특징을 가진다는 것이다.(그래서 이를 혁명이라고 부르고 번역불가능성이라는 단어를 제시한다.) 


기타로 재밌었던 점은 갈릴레오가 종교에 의한 탄압을 받았다는 것이 사실은 아니고, 실제 갈릴레오 종교재판을 조사한 종교인조차도 그의 의견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얘기하되 대신 이를 진리로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위험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점이다. 이 역시도 그당시 갈릴레오가 살았던 시절에는 종교는 지금처럼 믿어도 되고 안믿어도 되는 종교 개념이 아니라 진리 그 자체였다. 만일 이 사실이 틀리다는 것을 진리로 받아들이는 것은 세상을 이해하는 관점이 다 바뀐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이를 가설인 상태로 가져가서 충분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경고했다는 이야기이다.




책을 읽고 든 생각은 기술 스타트업의 성장방식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과학 혁명의 구조에서는 패러다임이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결국 스타트업들도 각자가 이루고 싶은 비전이 있다. 누군가는 효율이 높은 에너지를 만들어내겠다. 친환경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비전이 있고 처음에는 아무도 이에 대해서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마일스톤마다 하나씩 검증해나가면서 점차 친환경 전기차라는 것이 수익이 지속가능한채로 만들어질 수 있구나, AGI라는 것이 가능하구나라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져 하나의 대세이론이 되어가는 것이 마치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말하는 패러다임의 개념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과학의 발전 방식도 스타트업의 방식과 유사하다. 과학은 세상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여러 실험들을 해보고 그 결과에 따라서 특정 가설이 사라지기도 하고, 또 하나의 가설이 생겨나기도 한다. 스타트업은 끊임없이 실험을 통해서 이터레이션을 돌면서 자신들의 성장방식을 찾아나간다.


마지막으로 하나의 이론이 패러다임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합의(토론&설득)가 필요하다. 스타트업은 투자자로부터 끊임없는 비판들로부터 자신들을 검증해나가야한다. 어쩌면 하나의 스타트업이 기업이 되어가는 과정은 과학혁명의 방식과 매우 유사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이전글 Weekly. 3월 마지막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