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추석이 되기 얼마 전에 "IR행사 강연자 초청"이라는 제목의 메일을 받았었습니다. 저로서는 처음 받아 보는 유형의 메일 제목이었습니다. 내용은 지자체 스타트업 행사에서 투자 관련 내용으로 강연자로 초청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하고 있는 대체 투자에 관한 내용일 것이라 생각해 프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다 싶어 긍정적으로 회신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자세한 내용의 답신을 받아보니 창업가로서 진짜 말 그대로의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로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내용을 보자마자 든 생각은 "내가????????" 였습니다. 아직 초기 단계인 내가 무슨 말이 할 수 있을지 전혀 감도 안 잡혔습니다. 훌륭한 선배 창업가분들도 많은데 내가 무슨 말을 하지 이런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고민을 거의 일주일 가까이하였습니다. 이렇게 고민이 너무 깊어지자, 제 삶의 모토인 "한 번씩은 다 경험해 보자" 이기에 일단 하겠다고 회신은 드렸고, 그때부터 무슨 내용으로 할지 고민의 연속이었습니다.
추석 기간 내내 고민을 하였고, 정한 콘셉트는 "IR덱의 변천사"로 하였습니다. IR덱의 변화를 통해서 왜 잘되었고, 왜 잘 안되었고를 바로 표현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아래처럼 100장 가까운 슬라이드가 탄생하였습니다. (이미지보다 더 많음)
이렇게 강연 준비를 마치고, 행사장인 대구로 KTX를 타고 내려가면서 내용을 계속 되새겼습니다. 스크립트를 외우지 않고 내용만 적어놓고 피칭하는 타입이기에 끊임없이 장표를 보며 되뇌고 되뇌었습니다.
행사장인 대구 엑스코에 도착하고 아래 같은 배너를 보자 긴장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전혀 생각 못한 "키노트 스피치" 단어를 보자 "아 큰일 났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 다른 배너를 보니 제 사진까지 있어가지고 더 당황했습니다. (민망해서 첨부 X)
강연 시간도 다가오고 카메라도 있고 청중도 있고 해서 점 점 긴장하기 시작했지만, IR 할 때처럼 마음 다 잡는대에만 집중하였습니다. 마침내 강연을 시작하였고, 초반에는 조금 절었지만 이내 분위기를 파악해 제 기준상 순탄하게 강연을 잘 마쳤습니다. 제 강연 내용이 도움이 되셨을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서울로 상경했습니다.
이번 강연의 느낀 점으로는 이 정도 같습니다. "강연 콘셉트 잡기 힘들다", "막상 하면 할 만하다", "자료 만드는 게 생각보다 너무 오래 걸린다" 정도인 것 같습니다.
저처럼 첫 강연을 하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