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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Dec 18. 2024

어떤 반려식물의 운명(運命)

THL 창작 시(詩) #234 by The Happy Letter


어떤 반려식물의 운명(運命)



마트 앞 줄지어 늘어선 너를 보고

근조(謹弔)화환 같아 흠칫 놀랐다

평생 함께 할 것처럼 애지중지(愛之重之) 사육되었다가

하루아침에 무참히 도살(屠殺)되는 운명(運命)인가

뿌리를 잃은 채 서서히 말라가다

해 바뀌면 냉정하게 내버려지고 말 너를 보고

어쩌면 사람들은 삐까뻔쩍 장식하며

보름 남짓 ‘반려식물’이라 부를지도 모르겠다


어떤 화해(和解)도 예고(豫告)할 수 없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위태로운 시계(視界)에도

아무도 미리 예약하지 못한다는 그 장례식 날짜조차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

마트 앞을 지나가던 군상(群像)은

그 죽어가는 나무 앞에 예견된 애도(哀悼) 미리 하듯

가던 길 멈추고 깊이 허리 숙여

하나하나 프라이스택price tag을 확인하는구나



by The Happy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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