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L 창작 시(詩) #235 by The Happy Letter
어느새 거울처럼 조금씩 나를 닮아가는 당신,
문득 생각나 대뜸 늘어놓는 넋두리에도
지긋이 마주 보며 들어주는 당신의 눈 때문이지요
길 가다 돌부리에 걸려 휘청 거릴 때에도
온 세상 단절된 ‘동굴’ 같은 어둠 속에서도
행여 겁먹지 않게 꼭 잡아준 당신의 손 때문이지요
어느 날 따사로운 찻집 창가 겨울 햇살에 깜박 졸다가
그냥 그렇게 이 세상 소풍 끝나고 말더라도
내 떨군 고개 고이 받쳐줄 당신의 어깨 때문이지요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 없지만 이 혹독한 한겨울에도
붉은 내 심장처럼 그 꽃 뜨겁게 피울 수 있는 까닭은
바로 그 자리에 꿋꿋이 비바람 막아주는 당신 때문이지요
by The Happy 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