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글은 거짓말

묘집사의 글쓰기 에세이

by 묘선생

마음을 번역하는 일.

나는 이게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누구나 글을 잘 쓰고 싶고, 그럼에도 누구나 글쓰기는 고되고 어려운 일이다.

마음은 그렇게 쉽게 번역될 수 없고, 때로 쉽게 만나지면 또 언젠가는 몇 배로 어렵게 꺼내야 하는, 고난 총량의 법칙 같은 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물론 글쓰기의 종류는 바닷가에 쓸려오는 사금파리들만큼이나 다양하다.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싶은 연애편지나 절교문 같은 사적내용에서부터 내가 만든 세상을 하나 던져서 그 안에 어떤 것을 품어 내놓고 싶은 픽션의 세계, 혹은 완전한 거짓말로 완전한 진실을 내보이겠다는 야망의 시 같은 장르도 있다. 법조문도 글이고, 약복용법도 글이다.

어떤 글은 ai가 써주는 편이 더 낫기도 하고, 또 어떤 글은 글자 수에 관계없이 그 누구도 대신 쓸 수가 없다.


먹고살리즘으로 글쓰기 교습소를 열고서도 (그러니까 소설 쓰기가 아닌 글쓰기) 왜 사람들이 글쓰기를 배우려고 할까 라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어느 날 글쓰기를 앙망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는 생각에 다다랐다.

즉 식욕 수면욕 성욕처럼 글쓰기욕도 있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다양하게 발현된다.

꼭 문자로 쓰는 글이 아니라도 수다로 하는 말(발화)이 있고, 어떤 콘텐츠나 예술영역의 작업도, 때에 따라서는 눈빛이나 몸짓이 또 다른 글쓰기다. 그러나 언어만큼 정확한 거짓말은 없으므로 우리들은 ‘잘 쓰는’ 글을 글을 잘 쓰게 되기를 꿈꾼다.


돈이 많은 사람은 돈을 잘 써야 하고

미모가 뛰어난 종족은 그 미모를 잘 관리하며 나눠야 한다

달리기를 잘하면 잘 달리지만 오래 누워있기는 어렵고

뜨개질을 잘하는 사람이 밥도 잘 지으라는 법은 없다.


즉, 잘하는 것은 잘남이 아니라, 다른 못남의 ‘카바’력이다.


글쓰기는 원래 어렵다. 연기도 원래 어렵고, 노래도 원래 어렵다. 춤도 원래 어렵고, 여행도 어렵고, 게임도 쉽지만은 않다. 세상의 많은 보람 있는 일들은, 소원하는 일들은 어렵다.


그러나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면 조금 낫다.


어렵지 않아 지는 것은 아니나, 외롭지 않아 지기 때문이다.


글쓰기의 정거장마다 친구와 수다를 떨며 간다며 어느 날 종착역에 가있을 것이다.


그곳에서부터는 혼자 다시 출발해야 하겠지만, 어느 작은 간이역까지는 함께 가보고자 한다.


나 역시 숱한 멍청함, 우둔함, 간교함, 을 소설이라는 무기로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 서로의 등을 긁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가? 그러려면 내 맨등도 상대에게 내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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