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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니김 Jul 12. 2023

한번쯤 마음의 먼지일랑 털어보라

편애해도 괜찮아요-인생은 음악처럼

누구에게나 유달리 좋아하는 인생곡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어쩌면 유별나게 편애한다는 건, 마음을 위로해주는 최고의 선택일지도 모른다.

 한때 내게도 자주 들었던 노래 하나가 있었다. 그저 딱 한곡만 들어도 눈이 번쩍 그때 그 시절의 향수나 감성을 일깨워 주었으니까. 그래서 사람들은 추억을 먹고 사는 가보다.

 지금은 앨런 워커(Allen Walker)의 ‘Sing me to sleep’을 컬러링으로 삼을 정도로 좋아하는 음악중의 하나이다. 예전엔 제이티엘의 락발라드곡인 ‘A better day’을 가장 좋아했었다. 내 휴대폰의 컬러링으로 10여년간 한결같이 즐겨들었을 정도로 편애의 노래였다. 

 대학생 시절엔 기껏해야 세시봉의 포크송 아니면 세미 트롯풍의 노래를 즐겨들었던 7080세대였는데, 어쩌다 일본으로 유학간 바람에 취향도 바뀌었다.  

바야흐로 386세대인 내가 20대 후반일 땐 90년대였다. 그로부터 10년간 어쩔 수 없이 일본에서  J-POP을 들으며 유학시절을 보내다 보니, 일본의 댄스음악에 심취하게 된 것이다.  

 그중에서도 난 3인조 제이팝그룹인 Globe의 명곡 ‘Departures’란 노래를 가장 좋아한다. 댄스곡이지만, 찐한 감성에 여운을 남기는 마지막 가사가 심금을 울린다. “どこまでも限りなく/降りつもる雪とあなたへの想い......明日を探してる/いつだって想い出をつくる時には/あなたと二人がいい(어디까지나 한없이 쌓여가는 눈과 당신을 향한 마음.../내일을 찾고 있어. 언제까지나  추억을 만들 때/당신과 함께 둘이라면 좋겠어)”

 그러던 와중에 90년대 후반 꽃다운 대학시절을 일본에서 보내다가 귀국했더니, 아! 글쎄, IMF가 터지고 말았다. 세상은 온통 경제난국에 휩싸이면서 암울한 시대로 빠져들었다, 다행히도 난 영상전문기자로 활동하면서 대학에서 시간강사로 버텨낼 수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라디오에서 접한 제이티엘(JTL)의 락발라드곡인 ‘A Better Day’를 듣자마자 필이 꽂힌 것이다. 그야말로 이 노래는 나에게 일본에서 접했던 댄스부터 락발라드에 힙합까지 어우러진 최고의 힐링뮤직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면서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만나는 사람이 책이나 음악, 영화중에서 무엇을 가장 좋아하는지 알게 되면, 취향에 따라선 함께 인연도 운명도 달라질 수 있으니까. 

 어찌된 건지 세상은 내 맘대로 안되는 것 투성이지만, 먹는 거라든가 좋아하는 거라면 얼마든지 내 취향 아니던가?  예컨대 음악이라면 청춘 로맨스영화인 <라붐>처럼, 청순미의 여신 소피마르소 같은 주인공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 상상의 나래도 펼쳐볼 수 있을 테니까.

 뭔가 미적 미적거릴 바에야 좋아하는 것이라면, 마음껏 편애하면서 말이다. 어차피 무언가를 똑같이 좋아하거나 모든 것을 다 좋아할 순 없을 테니까. 괜찮아요! 편애의 노래에 빠져서라도 각별하게 살다보면, 심심하거나 우울하진 않을 테니까.

 오늘은 왠지 옛 추억의 레코드판에 음악을 싣고서 그때 그 노래에 빠져 보련다. 아침햇살이 쨍하고 나타나선 당신이 가장 편애하고 싶은 것이 뭐냐고 다시 물으신다면, 오늘 만큼은 애오라지 “꽃보다 노래”라고 이야기 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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