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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니김 Jul 20. 2023

한번쯤 마음의 먼지일랑 털어보라

미네르바의 올빼미처럼

평소에 내가 좋아하는 삿갓봉아래 산책길은 무덤덤한 고요함으로 가득 차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달밤 깊은 숲길에서 나는 얼굴이 동그란 올빼미를 만났다.

 "안녕! 올빼미씨. 오늘 저녁 달밤은 참 아름답네요.” 조용히 말을 걸어 보았다. "그래요, 이 시간대야말로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죠. 하늘은 어둡지만 별들은 눈부시게 아름답지요.”올빼미는“부으엉, 후후∼”거리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참 후후새야, 밤마다 어두운데 어떻게 세상을 보니?”궁금증이 생겨서 질문을 던졌다. "그야, 특별한 눈 덕분이죠. 요렇게 떡갈나무위 높은 곳에서 맘껏 전망을 즐길 수 있으니까”후후새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대단해요! 올빼미야. 넌 참 행복하시겠당, 나도 그대처럼 아무도 없는 밤에만 살고 싶당. 근데 어떡해야 행복해질까?”난 다시금 호기심으로 물었다. "밤마다 이렇게 조용히 머물다보면, 잡생각이 없어서 좋아요. 그리고 세상과 거꾸로 사는 거지. 때때로 보아도 못 본 척, 들어도 못들은 척하면서, 보는 게 많아질수록 불행해질 테니까. 그저 자연의 소리만 듣고 살아도 행복 아닌가?”올빼미는 유달리 도토리같은 맑은 눈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아하 유레카! 세상살이 정해진 답은 없지, 그저 여러 갈래 해법만이 있을 뿐, 행복의 길은 많은데, 먼데서 찾으려하니 안보일 뿐이지.”나는 올빼미의 눈처럼 자성해보며 뒤돌아섰다. 언제나 황혼녁이면, 밤을 찾는 올빼미처럼 메아리없는 산골짜기에서 영영 밤을 지새우고 싶다. 


 아무튼 오늘처럼 난 현명한 올빼미와 함께‘눈호강에 귀호강’하면서 내 마음의 풍경소리를 찾고 싶었는지 모른다.  언제나 영원한 밤하늘의 별빛 수호자인 올빼미는 세상사는 진리를 향한 지혜를 전해주기 때문이다. 내 마음속의 어둠일랑 빛내주었던 올빼미처럼, 나 역시도 보는 게 많아질수록 말수도 줄이고, 듣는 게 많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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