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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패션으로 읽는 미술 Feb 06. 2024

[패션으로 읽는 미술]2월에 볼 만한 전시

이달의 패션으로 읽는 미술 전시

패션으로 읽는 미술에서 주목하는 2월에 볼 만한 전시를 소개합니다.      

 

#1.

브라이언 아담스 사진전

첫 번째 추천전시는 용산전쟁기념관에서 열리는 <브라이언 아담스 사진전>입니다. 천재 뮤지션이기도 한 브라이언 아담스는 마이클 잭슨, 에이미 와인하우스, 힐러리 클린턴 등 각계각층의 유명인사를 찍는 포토그래퍼이자 사회운동가입니다.   

전쟁기념관과 유명 포토그래퍼의 사진전시, 조금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브라이언 아담스는 2006년 자신의 이름을 딴 ‘브라이언 아덤스 재단을 설립해 전쟁의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이들과 노인들 위해 기부해 왔습니다. 설립 이후 2008년 브랜드 게스 광고 캠페인에서 벌어들인 자신의 모든 수익을 재단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사회에 많은 관심이 있던 브라이언 아담스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또는 훈련 중 부상을 당한 영국 군인들을 담은 초상화 사진들을 찍었습니다.      

전시는 패션, 예술, 정치 등 각계의 유명인사들의 초상화부터 패션사진 그리고 부상으로 신체의 일부를 잃었지만 고통을 치유하고 온전한 정신으로 또 다른 삶을 살아가는 감동적인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셀러브리티와 패션에서 보이는 화려함과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군인들의 모습은 상반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담스는 이 전시를 통해 부상을 이겨낸 강인한 그들의 마음과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   

천재 뮤지션에 이어 포토그래퍼로서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가는 브라이언 아담스의 사진을 통해 시대적 분위기와 트렌드는 물론, 인간의 본질과 감동을 경건한 마음으로 관람해 보시길 바랍니다.      


기간 : 2024. 01. 12 - 2024. 04. 13

용산전쟁기념관/서울(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9)

화-일 09:00~18:00(월 휴무)      

성인 18,000원     


#2.

반클리프 아펠

두 번째 추천전시는 디뮤지엄에서 열리는 반클리프 아펠 전시입니다. 반클리프 아펠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럭셔리 브랜드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이 꽃 모양의 알함브라 라인, 아마 한 번쯤은 보셨을 겁니다.

전시는 어떤 특정한 제품에 주목하지는 않습니다. 브랜드가 지닌 3가지 주요한 가치에 더 초점을 두고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시간, 자연, 사랑입니다.

        

여러분들은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시간, 자연, 사랑 모두 영원함을 추구한다고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주얼리는 패션과 마찬가지로 사치품으로 간주되며 유행에 민감한 즉 일시적인 속성을 가진 제품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올라가면서 영원성을 갖는 예술과 달리, 유행이 지나면 추하고 아름답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는 주얼리와 패션은 일시적이죠.      

하지만, 많은 럭셔리 브랜드들은 이런 브랜드의 가치에 영원함을 더하기 위해 헤리티지를 이용합니다. 브랜드의 역사가 얼마나 오래되었는지를 강조하고, 유행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바로 브랜드들이 전시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브랜드를 예술처럼 혹은 예술로서 인식하게 하는 일종의 이미지 마케팅이죠. 이런 맥락에서 반클리프 아펠 전시 역시 오랜 시간 동안 지속해 온 브랜드의 역사를 통해 시대정신을 읽어낼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즉 영원한 가치로서의 브랜드를 대중에게 어필합니다.      

전시는 반클리프 아펠의 정교함과 다양한 콘셉트 그리고 다른 영역과의 교차점을 보여줍니다. 전시를 통해 주얼리의 아름다움은 물론, 브랜드와 전시의 관계를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간 : 2023. 11. 18 - 2024. 04. 04

디뮤지엄/서울(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83-21)

화-일 11:00~18:00(월 휴무)     

성인 12,000원          


#3.

제레미 : 폭풍의 눈

패션으로 읽는 미술에서 추천하는 세 번째 전시는 <제레미 : 폭풍의 눈>입니다. 푹풍의 눈은 푹풍 내에서 가장 잔잔한 부분을 말합니다. 하지만 움직이는 바람 안에서의 잔잔함은 마냥 잔잔하다고 할 수는 없죠. 그래서 작가는 폭풍의 눈이 잔잔함이라는 본래의 의미가 상실된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에서 영감을 받은 작가는 우리가 관습적으로 알고 있는 신체와 정체성의 개념을 비틀고, 이를 바람과 함께 표현합니다. 미인대회에서 우승한 <미스 키클롭스 23(miss cyclope 23),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이상적인 신체의 금빛 피부(golden skin). 아름다운 사랑을 표현하는 꽃 <해바라기(a sunflower)>.       

이 작품에서 보여지는 인물들, 어떤가요? 여러분들 눈에는 아름답게 보이시나요?

작가는 이상적인 아름다움이라고 간주되어 왔던 기존의 관습을 탈피해 관람객들로 하여금 신체와 정체성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킵니다.       

소용돌이, 흩날리는 머리카락과 의복 등은 모두 바람의 존재를 나타내는데요. 제레미는 바람이 지닌 풍부한 내러티브를 이용해 이분법적인 분류를 넘어 인간의 신체와 존재를 재구성합니다. 기존 관습에서 벗어난 퀴어의 시각으로 현대사회의 미를 꼬집는 작가의 작품들을 통해 존재의 다양성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한 존중을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기간 : 2024. 01. 25 - 2024. 03. 03

페레스프로젝트/서울(서울 종로구 율곡로 1길 37)

화-일 10:00~18:00 (월 휴관)     

무료       


#4.

플라스틱 러브


네 번째 추천전시는 러브 컨템퍼러리 아트에서 열리는 <플라스틱 러브>입니다.


y2k, 레트로 그리고 복고풍 패션,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들은 모두 과거의 감성에서 가져온 패션을 말하는데요. 요즘 MZ세대들 사이에서도 이런 패션이 유행을 하고 있죠. 트렌드에 민감한 패션은 시대의 변화와 당대의 문화를 가장 빠르게 흡수하며 유행을 확산시키는 데에 주요한 역할을 합니다. 대중에게 옛날 감성의 유행을 확산시키는 데에 패션의 영향이 굉장히 크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이러한 현상을 선보이는 전시가 있습니다. <플라스틱 러브>는 도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4명의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을 국내 최초로 소개합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는 이 전시는 일본 70-80년대에 유행을 했었던 시티팝에서 출발합니다. 과거에 유행했던 시티팝이 2010년 후반 유튜브를 통해 다시 재조명되고, 국내에서는 2019년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했죠. 대표적으로 브레이브걸스의 운전만 해라는 곡이 있습니다.      


이러한 과거의 문화는 그 시절을 경험하지 못했던 세대들에게는 새로운 문화로 그리고 그 시대를 경험했던 기성세대들에게는 일종의 향수로 작용합니다.      


야쿠모 타로는 플로피 디스크를 본 적 없는 요즘의 세대가 저장의 기호로서 이모티콘으로 사용하는 데에서 영감을 받아 디스크 이미지에 일본의 하위문화들을 믹스시켰습니다.      

그리고 마에다 마메코와 제레미 야마무라의 작품에서는 시티팝의 감성을 컬러로 느낄 수가 있습니다. 또한 카토 히로시의 작품은 은은한 붓터치로 아련한 기억 속을 떠도는 듯 한 느낌을 들게 하며 과거를 회상할 수 있게 합니다. 전시를 통해 아름다웠던 찰나의 과거와 현재의 가치를 함께 마주하며 일상에 대한 아름다움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기간 : 2024. 01. 26 - 2024. 02. 29

러브 컨템퍼러리아트/서울(서울 종로구 북촌로 7길 18-4)

화-일 11:00~18:00     

무료     


#5.

정글시티 

마지막 추천전시는 스페이스 파운틴에서 진행하는 <정글 시티>입니다. 전시는 국내 작가 3인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작가들은 도시의 모습을 정글로 규정하고 도시 속 우리의 삶을 담아냈는데요.      

특히 윤성광 작가는 강렬한 몬스터 캐릭터를 통해 관계에서 느낀 내면의 감정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작가는 이러한 몬스터가 모든 이들의 내면을 대변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하는데요, 그래서 작가는 각자의 개성을 지닌 다양한 사람들을 표현하기 위해 패션이라는 요소를 사용했습니다.      

또한 작가는 유쾌한 패션과 밝은 컬러를 통해 어두운 내면에 대한 표출이 마냥 무겁게만 느껴지지 않도록 전달합니다. 정글의 모습은 우리 사회와 닮아있는 듯합니다. 무한한 경쟁이 존재하기도 하고 또 안식처를 제공하는 것처럼 말이죠.

작품에서 표현하는 정글을 통해 도시를 살아가는 각양각색의 현대 도시인의 모습을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기간 : 2023. 12. 16 - 2024. 03. 01

스페이스 파운틴/서울 (서울 강동구 강동대로 55길 10)

화-토 11:00~18:00(월, 일 휴무)     

무료     



지금까지 패션으로 읽는 미술에서 추천하는 2월에 볼 만한 전시였습니다.

앞으로도 패션으로 읽는 미술은 재미있는 문화예술이야기와 전시 그리고 투어리즘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니깐요.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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