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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볕 요리하기

시인 백영호












                     태양볕 요리하기




                                          시인 백영호
    




4월 볕살이 널널한 시각
머리엔 위생모 쓰고
흰 가운 입고 날 선 식칼 들어
쨍쨍 햇볕살 요리하련다

12시 살 깊은 볕살은
싹둑 통 크게 잘라
서울역 노숙인 골판지 맡에
한 상자 택배로 보내고

여명의 아침햇살은
깍두기 네모 썰기로
고3 막내아들
책상머리에 놔두고

해넘이 서산 넘을 때
뜰채로 휙 떠서
다가오는 성탄전야
잠든 손녀방 침대 앞에
초롱불로 매달아 주고

주말엔 친구 몇 블러
지퍼백 냉동고에 둔
감칠맛 목살 꺼내어
쇠주 한잔 한다면야

이만하면 구름아
나두야
자연주의 요리사라
호칭 하나 붙여주렴.














백영호 시인의 시
"태양볕 요리하기"는
일상의 햇살을 재료로 사용하여

요리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 경험과 자연의 관계를 독특하게

재해석한다.

이 시는 은유와 상징을 통해
다양한 감정과 상황을 표현하는 시적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시는
'4월 볕살이 널널한 시각'으로
시작하여,
봄의 따스한 햇볕을 시간적 여유와

풍요로움의 상징으로 제시한다.

시인은
위생모와 흰 가운을 착용하고,
마치 주방장처럼 햇살을 요리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일상의 자연 현상을 예술적 창조 행위로 승화시킨다.

 시인은 햇살을 크게 잘라
서울역 노숙인에게 택배로 보낸다고

서술한다.
이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민과 보살핌을 나타내며,
자연의 선물을 공유하는 인간의 능력을

상징한다.

여명의 아침 햇살을
고3 아들의 책상에 놓는 행위는
부모의 보호와 지지를 나타낸다.
학업에 지친 아들에게
햇살이 에너지와 희망을 제공하듯이,

시인은
가족 구성원에게 힘을 주고자 한다.

 해넘이 서산을 넘을 때
초롱불로 햇살을 매단다는 설명은
세대 간의 사랑과 전통의 계승을 의미한다.
특히 크리스마스 전야에 손녀를 위해

준비하는 것은
가족 간의 정서적 유대감을 강조한다.

주말에 친구들과 함께 나누는
감칠맛 나는 요리와 술은
사회적 교류와 즐거움의 중요성을

상징한다.

여기서 '감칠맛 목살'과
'쇠주 한 잔'은
인생의 풍미와 깊이를 즐기는
태도를 반영한다.

백영호 시인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일상적이면서도

신성한 행위로 묘사함으로써,
우리가 자연을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삶의 중심으로
여겨야 함을 강조한다.

햇살을 요리하는 행위를 통해
시인은
창조성과 인간의 감성을 결합하여,

자연과의 깊은 연결을 통한

삶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탐구한다.

또한,
이 시는
사랑, 가족, 우정과 같은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독자들에게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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