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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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결
해가 절반쯤 오르면
새벽의 마지막 서늘함이
들판 끝에서
가볍게 남는다
그 결은 얇고 섬세하다
바람은 그 서늘함을
멀리까지 데려가고
풀잎은 그 결을
몸의 표면에서
한 번 더 느낀다
돌부리는
이 온도를 기억하듯
움직임 없이 서 있고
흙은
차분한 빛으로 변한다
서늘한 결은
금방 사라질 것 같지만
새벽을 지나
오전까지 이어져
들판의 균형을 잡는다
서늘한 결은
새벽의 마지막 흔적이다
ㅡ청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