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땡!! 봄꽃놀이
그래서 참꽃인가?
수압이 낮은
무엇보다
가족들의 쳐진 텐션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갖다 써야 하는데
푸른 물김치 위에 띄워 놓은 얼음 땡 봄꽃은
한 번은 미소 짓게 하는 아이템으로 충분하다.
음료수 위에 띄우고 얼음이 녹으면서
꽃잎이 드러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올여름
조금의 더위는 가시지 않을까 싶다.
얼려진 꽃 얼음은 보관 용기에 따로 담아
냉동실에 두고 사용하면 된다.
초등학교 시절
봄이 되면
엄마는 옆집 할머니와 함께 산으로 참꽃을 따러 가셨다.
옆집 할머니는 손녀를 키우고 계셨는데
나와는 동급생에 절친이었다.
자연스레 엄마, 나, 할머니, 친구가 함께
참꽃을 따러
마을에서 제법 먼, 참꽃이 많은 산으로 갔다.
엄마와 할머니가 꽃을 따고 계시면
친구와 나는 참꽃이 무리 지어 피어있는 곳을 찾아다녔다.
꽃을 따기도 하고, 따서 먹기도 하였다.
꽃을 따서 먹다 보면 입가에 보랏빛 물감이 드는데
서로가 마주 보며 깔깔거렸다.
점심때가 되면 준비해 간 도시락을
너른 바위 위에 펼쳐놓고 먹었다.
친구와 나는 따고 난 참꽃의 대를 잘라서
젓가락 대용으로 사용했는데
젓가락 끝에는 꽃잎을 한 두 개쯤 남겨 두는
미적 감각을 발휘했고, 서로 예쁘게 만들려고 경쟁했다.
무슨 반찬으로 점심을 먹었는지 기억은 없지만
지금도 눈을 감으면
연분홍 꽃과 어울리는 검은색의 바위, 그리고 바람 냄새,
엄마의 바지런한 손놀림, 그리고 엄마의 머리에 쓴 수건이 떠오른다.
따 온 참꽃은 깨끗이 정리해서
항아리에 참꽃 한 켜, 노란 설탕 한 켜 올리고
다시 참꽃 한 켜, 노란 설탕을 올려서
두견주를 담갔다.
어른이 되어 생각해 보니 술이 아니라 청에 가깝다.
이렇게 숙성된 두견주는
여름방학이 되면
아침마다 동네 한 곳에 모여 청소하고 체조하고
돌아오는 우리들에게 어머니는
소주잔에 한 잔씩 먹이셨다.
발그레한 빛깔과 쌉쓰레한 맛, 달콤함,
꽃향기가 나는 꽤 괜찮았던 맛으로 기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