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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내나는하루 May 04. 2024

MMCA 2024
올해의 작가상 전시회 후기1

2024 올해의 작가상










나는 전시회 다니는 걸 너무 좋아한다.

새로운 작품을 만나는 것은

곧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작가는 새로운 우주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우주가 나의 우주와 만난다.

우주와의 만남은 항상 거룩하다.








그날은 추천받은 올해의 작가상이나

좀 가볍게 보고 집으로 돌아오려했다.

벽에 적힌 글귀나 좀 읽다오지, 뭐.

아주 가벼운 마음이었으나.

큰 코 다칠 뻔 했다.

일단 1~4관으로 이뤄진 전시관을

프리뷰하듯이 슥~ 훑었다.

아.. 큰일났다.

너무 어렵다. 이해가 가질 않는다.

벽에 쓰여진 글귀도 별거 없고

이해도 잘 가지 않는다.

도슨트를 기다린다 2,4시 시작이다.

난 4시 도슨트를 기다리기로 한다.

올해의 작가상 시작점에

서서 도슨트님과 가볍게 인사했다.

참, 나는 3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의 날에 방문했다.

무료 관람이었다.

사실은 몇 천원이라도 내야했는데,

이걸 아낄 수 있다니.

이게 어디냐!


다시 본론으로 돌아온다.

도슨트님의 강의가 시작된다. 

먼저, 갈라포라스 김

의 작품 해설부터 시작한다.





갈라포라스 김의 작품은

우리가 문화재, 예술품이라고 해서

실내 공간에 옮겨다 놓은 것이

사실은 그 물질들의 

본질, 본성과 많이 동 떨어져 버렸다고 했다.

그래서, 그 문화재, 물질, 유적품

유적물을 본래의 환경과 가장

유사하게 만들어진 공간에 

그들을 가져다 놓아야 된다고 한다.








 유적물들을 선반 위에 올려져

전시되고 있는 모습을 먼저 묘사하기도 한다.

또는 직접 그 유적물들의 부스러기를 모아와

송진에 넣고 굳힌다.

그리고 그것을 실제 야외에서 겪을 수 있는

환경과 똑같이 만들어 준다.

예를 들면,

비 맞는 유적물들을 상상하면 된다.

근데 미술관 안에서는

비를 맞게 할 수가 없다.




그래서 가장 비슷하게

가습기를 틀어

작품이 가습기의 습기를

계속 머금을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우리나라 국립현대미술관은

가습기로 수분을 가하지만,

외국의 미술관에서는

걸레에 물을 묻혀 계속 닦아주기도

한다.





어떤 작품은 곰팡이균을 활용하기도 한다.

곰팡이균을 천에 올린다.

미술관 직원들이 직접 배양한다.

시간이 지날 수록 곰팡이들은

쑥쑥 자라난다.

흰 캔버스에 검정 물감을 떨어트리듯

작품이 매일매일 변화한다.

도슨트 선생님과 직원분들이

정성 들여 키운 곰팡이들이다.

곰팡이가 작품이 될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한 발상이 아닌가 생각했다.

검정 균들이 하나의 점 같았다.

마치, 김환기의 점묘도를 보는 것같다.

환기의 블루가 아닌,

갈라포라스-김의 검정 균인가? ㅎㅎㅎ


또 다른 작품은 캔버스에

검정 화면이 다다.

잉? 이것이 작품인가?

근데, 물감 색깔의 검정은 아닌데?

뭐지?


흰 도화지에 연필로

계속 그어서 검정 화면을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가 죽으면 결국 볼(?)

볼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죽고 나면 보게 될 화면은

결국, 관 뚜껑이 닫힌

검정 화면일 뿐이라

검정 화면이 우리의 최후 장면이라고 한다.

그래서 검정 회화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갈라포라스-김은

자연물을 작품에 많이 활용하는 것 같다.

아까 그 곰팡이 균 같은 것 말이다.






이번 작품은 검정 봉다리가

하늘에 매달려서

축~ 늘어져 있는 것이었다.

검정 봉투를 왜 천장에 매달았어...

이게 무슨 작품이냐?

도슨트를 듣기 전까지는 

도무지 해석이 안되는 작품이었다.

해설은 이렇다.

흰 천에 검정 물을 염색한다.

천장에 매단다.

제습기로 주변의 수분을 빨아들인다.


그 수분을 응고시켜서

천장에서 떨어트린다.

그러면 검정 물이 바닥에 떨어진다.

그 바닥에 흰 천을 놓아둔다.

그러면 그 천 위에 검정 물이 뚝뚝 떨어진다.

이게 작품이 된다.


와, 과학 시간이 아닌데

오랜만에 응결과 수분을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행히 24.3.26일에

비가 많이 와서

수분이 많이 떠돌아 다닌 탓에

바닥에 작품이 더 

크게 그려질 수 있었다고 했다.

역시, 나는 운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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