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디어 콘텐츠 산업 소식
소니 뮤직 퍼블리싱, 유니버설 뮤직 퍼블리싱 그룹, 워너 채펠 뮤직 등 일명 세계 3대 음악 출판사들을 포함한 17개의 음악 출판사들이* 트위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연합했다고 하네요.
이 회사들은 트위터가 "음악 저작권에 대한 광범위한 침해"를 (“rampant infringement of copyrighted music”) 저질렀다며, 그들이 소유한 약 1,700개의 곡들에 대한 수십만 건의 침해가 있었고 2억 5천만 달러가 (한화로 약 3천 3백억 원) 넘는 손해가 발생했다며 관련하여 배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출판사들은 트위터가 미국 저작권법을 노골적으로 무시해 왔고, 그로 인해 창작자들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관련하여 책임을 묻는다고 하네요.
*음악 출판사 혹은 퍼블리싱 회사들은, 아주 쉽게 말해 작곡가들의 소속사라고 보시면 되고 음악 저작권의 실소유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수들의 소속사들이 가지고 있는 권리는 음악 인접권이라고 합니다. 음악 저작권? 인접권? 더 자세한 건 다음에!
트위터가 음악 저작권을 대하는 방식
고소장에 따르면, 출판사들은 트위터가 플랫폼의 이득을 위해 수많은 음악 복제본들을 불법으로 사용해 왔다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 다른 트위터의 라이벌 격인 대형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은 음악 사용을 위한 적절한 라이선스 계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체결해 왔지만, 트위터는 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원고들이 이러한 트위터의 음악 저작권자들의 법적 권리를 무시하는 태도는 창작자들에게 헤아릴 수 없는 해를 끼쳤고, 엄청난 저작권 침해의 온상이 되었다고 주장하는데도 일리가 있습니다.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작년 2월 국제 음반 산업 협회 (IFPI)도 EU에게 낸 보고서에서 트위터의 이런 태도를 “음악 산업의 걱정거리”라며 우려를 표했었죠.
2021년 미국 양당 국회의원들이 입을 맞춰 그때 트위터의 CEO였던 잭 도시에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라고 촉구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지난 2020년 12월, 우리에겐 음반 판매량 인증 등급 (플래티넘 등급 등)으로 잘 알려져 있는 미국 음반 산업 협회 (RIAA)에서도 미국 상원에서 열린 지식재산권 회의에서 트위터에서 “산업적 대규모 침해 행위”라고 맹비난했었죠.
전미 음악 출판사 협회 (National Music Publishers’ Association)의 수장 데이비드 이스라엘라이트 (David Israelite) 도 트위터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트위터는 그들의 수십억 명에 달하는 사용자들이 불법으로 음악을 사용하는 걸 알면서도 묵인해 왔고, 더 이상 DMCA*만을 믿고 작곡가들과 출판사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걸 거부할 수는 없을 거라고 단언했습니다.
*DMCA 즉 Digital millennium Copyright Act는 미국에서 온라인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를 위해 제정한 법입니다.
하지만 그 안의 Safe Harbor라는 조항이 있는데, 그 조항 덕분에(?) 소셜 플랫폼들은 저작권 침해를 신고하면 게시물을 삭제하는 등의 사후 조치를 취한다면, 유저들이 플랫폼 내에서 일으키는 저작권침해활동의 직접적 책임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간접 침해 등에 대해는 아직까지 열린 해석이 가능하고, 미국 의회에서도 핫하게 붙고 있는 주제 중 하나죠.
전투의 중심에 있는 일론 머스크의 X Corp
출판사들은 트위터를 소유하고 운영하는 모 회사인 일론 머스크의 X Corp. 를 피고로 지목하고 나섰습니다.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에게 인수되기 전에, 적어도 3대 대형 음반사와는 계약을 맺는 것을 고려하고 있었다고 알려졌지만, 3월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가 인수하고 나서 모든 대화가 정지되었다고 합니다.
트위터는 텍스트 기반 아니야?
원고들은 트위터에 만연한 이러한 침해가 우연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트위터는 처음엔 짧은 텍스트 기반 플랫폼으로 시작됐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른 소셜 미디어 사이트와 공격적으로 경쟁하기 위해 소통 방식을 확장해 왔고 그로 인해 사용자들이 서로에게 소통할 때 사용하는 음악이 포함된 비디오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트위터에게 무척 중요해졌다고 하네요.
이런 콘텐츠들은 사용자들을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고 그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때문에, 트위터의 광고 비즈니스나 기타 수익을 촉진시키는데 매우 큰 기여를 하고 있지만, 라이선스 계약을 맺지 않았기 때문에 분명한 저작권 침해이고, 그로 인해 부당한 이익을 얻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트위터는 이런 사용자들의 침해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잘 알려진 반복적 저작권침해자들이 플랫폼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저작권 침해를 영구화하고 있다고 일갈했습니다.
NMPA의 반복적 경고와 트위터의 무시
전미 음악 출판사 협회(NMPA)는 2021년 12월부터 매주 트위터에 침해 통지를 보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통지의 수는 이미 30만 개가 훌쩍 넘었다고 하는데, 한 통지당 음악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는 트윗들 몇 천 개가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니,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숫자일 텐데 통지되고 있지 않은 트윗들까지 포함하면 침해 건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갈 수 있겠습니다.
그들의 요구사항
원고들은 저작권을 침해받은 곡 당 최대 15만 달러 (한화 2억 원), 총 2억 5천만 달러 (한화로 약 3천3백억 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소송으로, 음악 출판사들은 트위터와 더 나아가서 플랫폼 산업 전체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럼 한국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 (KOMCA)도 관련해서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한음저협은 케이팝을 포함한 한국음악이 세계 어디서든 사용되면, 세계 음악협회들과 협업하여 저작권료를 징수할 권리를 가지고 있는 단체인데요.
2021년 7월 기사들에 따르면, 트위터가 협회에 음악 저작권료를 한 번도 낸 적이 없다고 합니다. 페이스북이나 틱톡 등의 플랫폼들은 저작권료를 지불해 왔다고 하는 걸 보아, 한국 저작권자들과 작곡가들도 정확히 같은 맥락의 피해를 입어왔었다고 봐도 무방하겠네요.
한음저협 관계자도 “트위터 안에서는 아주 다양하게 음악이 사용되고, 트위터는 이미 K팝으로 수많은 이익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음악 창작자들에 대한 보상은 단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었네요.
하지만 “협회도 좌시하지 않고 적극적인 차단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던걸 보아, 사후 조치들만 (해당 트윗 삭제 등) 요구해 왔을 것으로 보입니다.
케이팝이 세계로 뻗어가고 있고, 국내보다 해외에서 저작권 수입이 더 클 수도 있는 이런 세상에서, 어쩌면 미국 협회들이나 출판사들처럼 조금 더 적극적인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할 타이밍이지 않을까 싶네요.